올 상반기 전국 땅값은 1.86%가 올랐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오른 거죠. 지방에선 산업이 침체되고 경기불황까지 겹쳐 땅값이 떨어졌지만, 서울, 경기 등 수도권 땅값 상승률이 2.15%로 11년 만에 최고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땅값이 오른 곳은, 경기 하남과 과천, 고양 일대로, 최근 정부가 3기 신도시로 지정한 곳. 이곳에서 땅값이 오르기만 기다리던 투자자와 땅 소유자들의 보상금 기대, 거기에 수도권 광역 급행열차 같은 교통 개발 기대감까지 겹쳐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겁니다. 정부가 각종 규제와 신도시 개발로 집값을 잡으려다 오히려 땅값을 올리게 된 거죠.
당장 토지거래 허가구역을 지정해서 수요도 통제하고 보상 방법도 다양화하겠다고는 하지만 그게 실제 통용될지는 의문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거든요. 수도권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용인시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단지를 조성하기로 해 부동산 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고, 인천 계양구는 3기 신도시 개발 인접 지역으로 땅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이제 시작'이라고 합니다. 수도권에 몰린 각종 산업 개발과 신도시 개발로 투자는 더욱더 늘 것이고, 그렇게 되면 땅값은 더 오르게 된다는 거죠. 당장 올 연말 3기 신도시의 토지 보상금 30조 원이 풀리면 그 돈은 결국 인근 땅을 사는 데 쓰일 게 뻔하니, 때문에 땅 투기가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그곳에 지은 집값 역시 오르게 되겠지요.
둑 한쪽에 난 구멍을 막으려고 땜질만 했다가는 다른 쪽 구멍이 더 커져 나중엔 둑 전체가 무너지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아무리 강력한 대책도, 전후 상황을 예측해 모든 변수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실패하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위해서라도 이 시점에서 검토와 예측, 대책을 제대로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