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기획] 좁은 길에 여전한 불법 주정차…화재 나면 못 들어가

【 앵커멘트 】
화재가 나면 소방차는 이른바 '골든타임'내 현장에 도달하기 위해 신속하게 출동합니다.
하지만, 출동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가 도로에 세워져 있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죠.
MBN 안전기획 '여러분 동네는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전남주 기자가 준비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15년 경기 의정부시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지난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모두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피해를 키웠습니다.

주택가의 도로폭은 보통 4m 이상이지만, 소방차의 폭은 2.5m에서 3m 사이이기 때문에 불법주정차량 등이 있으면 출동에 지장을 받습니다.

하지만, 현장은 계속된 참사를 겪고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 스탠딩 : 전남주 / 기자
- "저는 아파트와 주택이 있는 한 골목에 나와 있습니다. 도로 폭이 상당히 좁은 편인데요. 소방차가 이곳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미터 이상의 폭이 필요합니다. 한번 측정해보겠습니다. 2미터45cm정도가 나오는데요, 이 정도라면 소형소방차도 지나갈 수 없습니다."


소방서의 도움을 받아 실제 화재상황을 가정하고 출동해 봤습니다.

골목길로 들어서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차량 한 대.

소방차가 진입을 시도하지만, 두 차가 맞닿을 정도로 틈새가 없고, 소방차의 사이드미러는 건물 밖 에어컨 실외기와 부딪힐 정도입니다.

소방관이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 가까스로 골목을 통과했지만, 순식간에 2분이 지났습니다.

소방관 마음만 급해집니다.

▶ 인터뷰 : 김성욱 / 서울 송파소방서 현장대응단
- "무전을 들으면서 출동을 하다 보니까 대충 상황이 머릿속으로 그려지거든요. 이거는 진짜 긴박한 상황이다."

최근 3년간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 진입이 막혔던 사례는 서울에서만 353건.

제천 화재 이후 출동 소방관이 불법 주정차 차량을 파손해도 책임을 지지 않도록 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현장에선 적용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 인터뷰(☎) :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
- "급박한 상황이라 불법주정차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힘든 게 첫 번째 이유고, 견인조치를 하는 경우 차를 끌기 위해서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차, 길이 막히면 안전도 막힙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모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
화면제공 : 서울소방재난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