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튜어드십' 도입100개社 넘었다 ◆
기관투자가들의 상장기업에 대한 경영 개입 등 압박이 주주총회에서만이 아니라 주주 서한, 경영진 면담 요청 등을 통해 상시화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2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는 100개사로 집계됐다. 2016년 12월 금융위원회가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공표하면서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가 시작된 이후 약 2년6개월 만이다.
가입 기관은 자산운용사가 35곳으로 가장 많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31곳, 보험사 4곳, 서비스기관(의결권 자문기관) 4곳 순이다. 연기금은 국민연금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다만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하고 조직을 구축하는 등 다른 대형 연기금들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상장사 의안에 대해 찬반 여부만 밝히는 소극적 주주권 행사에만 머물러 오면서 '주총 거수기'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금융당국과 민간 합동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시도가 이뤄져 왔다.
다만 스튜어드십 코드는 자칫 기업 경영권과 자율권 침해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2016년 국내에 제도가 생겼지만 초기 참여는 저조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분기점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100개사 중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 이후 참여한 회사는 40개사에 달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이후 기관투자가들은 주주 서한과 경영진 면담 요청 등으로 연중 상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배당 성향 제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에 국한하지 않고 상장폐지 요구, 자회사 합병, 사업 철수 등 기업의 주요 정책까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주주 서한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받은 상장사만 23곳에 달했다.
일부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의 민감한 의사 결정까지 들여다볼 만한 전문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담당자와 책임자는 회사당 3~6명에 불과하다. 대형 자산운용사는 이
■ 용어설명
▷스튜어드십 코드 :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이다. 주식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해 기업의 이익 추구와 성장 등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