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황석조 기자
팀 저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을까. 거구 이대호(롯데)의 초반 적극적 베이스러닝은 상승세를 탄 롯데 자이언츠의 현재 분위기를 시사했다.
롯데가 극적인 뒤집기쇼로 승리한 15일 부산 사직 LG전. 경기 포커스는 롯데의 8회말 집중타 및 데뷔타석 홈런 신용수에 쏠렸지만 경기 초반부에도 주목할 장면이 있었다. 바로 롯데가 선취점을 냈던 순간이다.
롯데는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호가 큼지막한 2루타를 날리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타석에 선 손아섭은 기회를 연결하지 못한 채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이때 이례적인 장면이 나왔다.
↑ 이대호(사진)가 15일 부산 LG전 2회말 2루에서 3루로 태그업플레이를 해 성공하는 모습. 이대호는 이후 적시타 때 득점까지 성공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는 이후 계속 실점하며 초중반 분위기를 뺏겼으나 중후반 상대 에이스 타일러 윌슨으로부터 야금야금 추격에 성공했다. 당연히 초반 1득점의 역할도 컸다. 그리고 이를 만든 게 이대호의 베이스러닝이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줬다.
많은 이들이 알 듯 거구를 자랑하는 이대호는 베이스러닝에서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2루타 코스가 단타가 되는 일도 빈번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대호에게 3루를 향한 2루 태그업플레이는 쉽지 않은 미션. 팀 작전으로 설명하기에도 효과적이지 않다. 그런데 이대호는 뛰었고 극적으로 성공했다.
최근 팀 그리고 이대호의 분위기를 설명하기 충분했다. 이대호는 14일 LG전 이후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로 인해 자신의 타구가 이전보다 덜 뻗고 있다고 자체 진단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최근 뜨거운 타격감으로 중심타자로서 제몫을 해내고 있다. 14일에도 멀티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호의 역할은 이와 같은 장타에 맞춰져있다. 그런데 그가 아웃을 불사(?)한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팀 선취점의 발판까지 만든 것이다. 타구에 대한 인식, 뜨거운 감에 의한 자신감이 묻어난 행보인데 무엇보다 베테랑이자 팀 핵심선수로서 선수단 전체를 깨우는 의도가 감지됐다.
롯데의 경우 현재 이대호 뿐만 아니라 채태인, 전준우, 손아섭 등 핵심이자 베테랑들이 제 역할을 해주기
이대호의 태그업 플레이에 보는 이들은 적잖이 놀랐다. 롯데 선수단이 느끼는 영향은 어느정도일까.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