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한시적 제재 유예 조치를 지난 2일 중단함에 따라 한국과 이란의 교역 통로였던 원화결제 계좌 거래도 중단됐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수출기업들이 이란과 무역거래를 크게 줄이면서 추가적인 피해는 없겠지만 미수금이 남아 있는 일부 수출기업은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이란 수출 대금 결제 통로이던 우리·IBK기업은행의 이란 중앙은행(CBI) 계좌는 2일 중단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한국 등 8개 국가에 지난해 11월 5일부터 6개월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줬던 제재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고객과 기업에 4월 30일까지 원화무역 결제 업무를 마무리하도록 안내했다.
그동안 이란과 거래하는 한국 수출입업체는 이란 중앙은행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개설한 계좌를 통해 대금을 결제해왔다.
이란이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원화를 우리·기업은행에 넣어두고, 한국 기업이 이란에 제품을 수출하면 이 계좌에서 대금을 받아가는 방식으로 결제 업무가 이뤄졌다. 이는 한미 정부가 협의를 거쳐 2010년 도입한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이란은 실제 외환 거래 없이 원유와 상품을 매매할 수 있었지만, 원화결제 계좌가 동결됨에 따라 이란에 대한 수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난해 11월 예외 조치가 시행될 때부터 정부 권유로 이란과 무역 거래가 상당 부분 중단됐기 때문에 수출기업들의 추가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제재 유예조치의 장래가 불투명한 점 등을 고려해 이미 지난해 말부터 수출기업들에 대금 결제를 마무리하고 송금 방식을 바꾸도록 사전 안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수금을 아직 받지 못한 일부 기업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현재 국내 100여 개 수출기업은 지난해 이란으로 수출하고도 1600억원가량 수출대금을 아직 받
업계 관계자는 "원화 계좌 동결로 이들 기업은 미국 제재가 풀리기 전까지 수출대금을 받아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