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 사진=NEW |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 분)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휴먼코미디다. ‘아이언 팜’ ‘달마야, 서울 가자’ ‘방가? 방가!’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등을 연출한 육상효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영화는 십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에서 출발했다. 두 사람은 1996년 광주 소재 복지원에서 처음 만나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친형제와 다를 바 없이 생활했다. 이처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 소재가 주는 묵직한 메시지가 영화의 유머 그리고 힐링 코드와 만나 유쾌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장애인 주인공 영화는 으레 판단을 종용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영화가 먼저 조바심을 낸 나머지 관객보다 서둘러 감정을 내세우고 눈물로 호소하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섣불리 앞서간 영화는 결국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부분에서 설득력과 힘을 잃고 픽 쓰러지기 마련이다.
↑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컷 사진=NEW |
‘나의 특별한 형제’는 기존 영화들과 다른 노선을 걷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두 주인공이 장애인이라는 생각은 자연스레 지워지고, 이들이 맞닥뜨린 결정적 사건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지켜보며 응원하게 된다. 쓸데없이 감정에 호소하지 않으며 괜히 있어 보이는 대사를 넣지 않고도 충분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감독의 자신감도 한 몫 한 듯하다.
짜릿한 희열도 있다. 극 중 동구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수영 마니아다. 여기에 아픈 사연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동구는 자나 깨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수영 생각뿐이다. 극 후반 어떤 이유로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는 동구에 대해 관객은 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고, 동구의 선택을 긴장하며 기다린다. 그리고 이때 장면이 전환되면 전동 휠체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세하의 모습이 담기는데, 여기서 오는 짜릿한 희열과 쾌감이 상당하다. 인물의 간절함이 속도감으로 대변된듯한 장면이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더할 나위 없다. 신하균과 이광수는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는 세하, 동구 그 자체가 되어 몰입도를 높인다. 적절하게 분배된 유머 코드와 휴먼 코드를 각자의 방식으로 살려 의외의 지점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두 사람의 친구 미현 역을 맡은 배우 이솜은 제몫을 다 해내고, 든든한 조력자 송주사 역의 박철민도 지나
약자들이 뜨겁게 뭉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가 불러일으킬 훈풍이 기대된다. 오는 5월 1일 개봉.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