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주머니에는 손흥민 카드가 없다.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 없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 건 처음이다.
토트넘은 5월 1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아약스와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갖는다.
토트넘은 8강서 극적으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1961-62시즌 이후 57시즌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올랐다.
↑ 아약스와 4강 1차전은 토트넘이 손흥민 카드를 처음으로 쓸 수 없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다. 사진=AFPBBNEWS=News1 |
일등공신은 손흥민이었다. 8강에서 3골을 몰아쳤다. 그러나 8강 2차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은 그는 경고 누적(3장)으로 4강 1차전을 뛸 수 없다.
토트넘에게 대형 악재다. 해리 케인도 발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토트넘의 공격은 무게가 떨어진다.
루카스 모우라, 페르난도 요렌테,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등이 건재하나 손흥민은 특히 큰 경기에 강했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8골 중 4골을 책임졌다.
사상 첫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의 최대 고비다. 아약스의 막강 화력은 유럽 무대에서도 통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를 연파하며 사기가 충만하다. 최근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는 토트넘과 대조적이다.
손흥민이 2015년 8월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결장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7-18시즌 조별리그 레알 마드리드와 홈경기(3-1 승)에 뛰지 않았다.
그때와 다르다. 당시 손흥민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토트넘이 후반 20분까지 3-0으로 리드하면서 손흥민 카드를 아꼈다. 못 쓴 게 아니라 안 쓴 거다.
3-0 스코어 당시 교체카드는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부상으로 한 장만 사용했다. 굳이 남은 두 장을 손흥민을 쓸 필요가 없었다. 휴식을 취한 손흥민은 나흘 뒤 EPL 크리스탈 팰리스전(1-0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는 아예 손흥민 카드를 준비할 수도 없다. 포체티노 감독의 구상에 빠졌다. 엄청난 ‘핸디캡’이다.
손흥민은 팀 내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를 모두 뛰었다. 출전시간만 725분이다. 조커 기용은 2018년 11월 29일 조별리그 인터 밀란전(1-0 승)뿐이었다.
토트넘은 5월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4강 2차전을 갖는다. 손흥민이 돌아온다.
부담을 덜려면, 4강 1차전에서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토트넘은 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홈경기를 다 이겼지만, 아약스도 토너먼트 원정경기를 다 이겼다. 일주일 뒤 암스테르담으로 떠날 손흥민의 발걸음은 조금 가벼워질까.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후 UEFA 챔피언스리그 기록
2016-17시즌 6경기(선발 6회) 1득점
2017-18시즌 7경기(선발 5회) 4득점
2018-19시즌 10경기(선발 9회) 4득점 1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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