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홍콩 언론사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유튜브를 통해 한국식 연령제도를 소개했다. [사진 출처 =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유튜브 캡처] |
홍콩 언론사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지난23일 유튜브를 통해 한국식 연령제도를 소개했다. 영상 초반에는 12월 31일에 태어난 한 아이가 등장하면서 "이 아이는 내일 2살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1월 1일이 되면 한 살 더 먹기 때문이죠"라는 멘트가 나온다. 이어 12월생 아이의 일부 한국인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큰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12월생 아이의 엄마인 류 모씨는 "나중에 어린이집에 들어가면 발달 능력에서 다른 아이들에 뒤처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일부 한국인 부모들은 연초에 아이가 태어나도록 출산을 미룬다는 설명이 나온다. 12월생 아이의 엄마인 서 모씨는 "내가 좀 더 참고 1월에 낳았어야 했다. 몇 번 울기도 했다"고 인터뷰했다.
이 영상을 본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식 나이를 조롱하는 댓글을 달아 논란을 부추겼다. 한 외국인의 "12월 31일에 감옥 가고 다음 날에 풀려나면 2년 형이네"라는 조롱에 일부는 "너 방금 한국 사법시험 통과했어(웃음)", "너 때문에 엄청 웃었어"라고 맞장구치기도 했다. 또한 "12월 31일에 외출하고 1일 새벽에 귀가하면 2년 동안 밖에 있었던 거네?", "12월 31일 자정 전에 화장실 갔다가 1일에 나오면 2년 동안 X 싼 거네?", "한국인들 멍청하네!", "왜 한국인들은 모든 방면에서 미국을 따라 하면서 왜 국제적인 시스템은 안 따르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분노한 한국인 네티즌들은 "남의 나라 문화를 왜 조롱하냐. 우리도 우리만의 규칙이 있다", "국제적 매너가 아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식 나이제도를 별로 선호하진 않지만, 조롱받을 정도의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In South Korea, babies born on December 31 are two years old the next day'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2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약 17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식 나이', '연 나이', '만 나이' 등 다양한 연령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 중 만 나이와 연 나이만 법적 나이로 규정돼 있다.
연 나이는 금년도 해에서 태어난 해를 뺀 숫자로 병역법과 청소년보호법에서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만 19세가 되는 해를 맞이하는 사람은 누구나 술, 담배를 구매할 수 있다. 만 나이는 태어난 때를 기점으로 생일을 맞을 때마다 한 살을 먹는 방식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한국식 나이는 '세는 나이'라고도 불리며 태어난 연도에 1살이 되는 계산법이다. 배 속에 있는 아기도 사람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관습 때문에 '한국식 나이'가 생겼다는 설이 있으나 정확히 규명된 바는 없다. 당초 일본과 중국에서도 이 연령제도를 따랐으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일본은 1950년부터, 중국은 1960~70년대 문화대혁명 시기부터 '만 나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식 나이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근래에는 한국식 연령제도를 만 나이로 통일하자는 국민청원이 연일 등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상생활에서의 나이와 행정상의 나이가 달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만 나이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갑자기 만 나이로 통일하면 사회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만 나이를 사용하게 되면 같은 학년 친구끼리 형, 동생 등 복잡한 호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세는 나이는 한국의 고유문화이므로 지켜야 한다는
한편 최근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를 사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지난 1월 3일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정부가 일상생활에서 연령을 계산하고 표시할 때도 만 나이 계산법을 적극 권장하는 '연령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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