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정아는 기회가 되면 `감독 김윤석`과 또 작업하고 싶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공|쇼박스 |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응원해주시고…가는 현장마다 예상치 못하게 등장하는 플래카드에 그저 얼떨떨해요. 적응도 안되고요.”
배우 염정아(47)는 “진정한 ‘제2의 전성기’다”라는 찬사에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부담이라기 보단 마냥 행복하다. 즐겁고 신이 난다”며 아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염정아는 지난해 개봉, 528만 관객을 모은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에서 감수성 충만한 주부 수현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곧바로 안방극장으로 넘어가 시청률 23.8%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의 새역사를 쓴 JTBC ‘SKY캐슬’을 통해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아쉬운 흥행과 별개로 전혀 다른 얼굴로 극찬을 받은 영화 ‘뺑반’에서의 카리스마는 또 어떻고. 출연하는 작품마다 몰입도 높은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아온 염정아가 이번엔 배우 김윤석의 첫 감독 데뷔작 ’미성년’을 통해 관객의 가슴을 깊이 파고든다.
“김윤석 감독님이 첫 연출작의 여배우로 나를 선택해줘 고마웠다”는 그는 “연출 경력이 없다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엄청난 신뢰가 있었고 역시나 맞았다. 배우로서도 다시금 존경하게 됐다. ’김윤석 감독님’과 다시 연기를,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무조건 할 거다. 그럴 정도로 너무 좋았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 염정아는 드라마 `SKY캐슬`로 한층 높아진 기대치를 영화 `미성년`으로 보기좋게 충족시킨다. 제공| 쇼박스 |
염정아는 극 중 남편의 불륜을 알고도 담담한, 자신의 충격 또한 크지만 자신 보다 먼저 그 사실을 알게 된 딸을 위해 내색하지 않고 아픔을 참아내는 ‘엄마’ 영주로 분한다. “솔직히 내가 해석한 영주와 감독님이 생각한 영주가 다를 까봐 걱정됐다”는 그는 “첫 촬영 당시 너무 떨었다. 혹시나 실망시킬까 두려웠지만 이내 든든하더라. 행여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이 잡아주고 채워주실 테니까”라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사실 ’배우 김윤석’을 떠올렸을 땐 이런 여성 서사의 영화를 한다는 게 상상이 잘 안 됐어요. 새롭고 신선했고 욕심이 났죠.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감독님과 함께 해보니 ‘원래 이런 성향이셨구나’ 싶을 정도로 새로웠어요.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계신 분이고 여성의 심리도 많이, 아주 잘 이해하시고요. 그래서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연기하는 매순간이 편안하고 행복했어요. 배운 것도 많고요. 그리고 우리 작품에 그런 감독님의 진심과 성향, 정성이 잘 묻어난 것 같아 (완성본을 보고) 좋았어요.”
자신을 향한 높아진 기대치로 인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그 외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가 생길법도 했다. 오판이었다. “부담 같은 건 없다.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감사하게도 이전 보다 제안 오는 시나리오의 숫자가 확 늘었다는 점? 응원해주는 팬이 많아졌다는 점? 그런 감사한 부분 외 배우로서 저의 방향성이나 가치관이 달라진 건 전혀 없어요. 이전과 똑같은 기준으로 작품을 보고 있죠. 시나리오 전체적인 짜임새,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한 마음의 소리가 가장 중요해요. 역할이 욕심나면 금방 본능적으로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미성년’처럼요.”
그러면서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지만 ‘미성년’은 정말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분명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좋아하실 만한 강점들이 많다고 자신한다. 메시지도 좋고 재미도 있다. 나에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이라며 거듭 애정을 드러냈다.
염정아는 배우로서의 새로운 경험과는 별개로 영화를 통해 ‘진짜 어른’에 대한 생각을 더 깊게 하게 됐다고 했다.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고민이라 어쩌면 더 집중적으로 할 시기를 못 찾았는지도 몰라요. ‘미성년’은 그런 제게 아주 적절한 시기에 찾아왔죠. 더 객관적인 사람, 동시에 너그러운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아마도 어른이 되고 싶어서 그런 것 같아요. (웃음) 마냥
염정아가 이토록 만족스러워 한 ’미성년’은 김윤석이 메가폰을 처음 잡은 감독 데뷔작이다. 김윤석을 비롯해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 등이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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