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왓칭’ 이학주 사진=영화 ‘왓칭’ 스틸 컷 |
영화 ‘왓칭’(감독 김성기)은 회사 지하 주차장에서 준호(이학주 분)에게 납치당한 영우(강예원 분)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물이다.
이학주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인물 준호를 연기, 러닝타임 동안 극한의 공포로 몰고 갔다. 준호는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누군가와의 소통을 하고 싶어 하지만 지독히 외로운 인물이며, 사랑의 표현 방식을 모르고, 누군가를 해하는 것 역시도 죄의식이 없다.
이학주는 선한 마스크를 통해 극적인 반전을 주었는데, 웃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쳐 뒷목이 당길 정도였다. 그가 영우를 ‘누나’라고 부르는데, 후반부 들어서는 누나라는 말이 이렇게 섬뜩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누나라고 부르지 말게 하고 싶은 욕구가 목까지 차고 넘쳤다. 그만큼 그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로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준호의 캐릭터는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감정과 고통에는 매우 예민하나 타인의 아픔이나 기쁨에는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그는 자신의 고통에도 무감각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사이코패스를 넘어 악마 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학주는 집착과 소유욕을 말과 행동을 통해 보여주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그의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준호의 삐뚤어진 집착과 소유욕을 해맑은 웃음으로 포장했고, 관객에게 선사했다. 그것을 받아든 관객은 어느 순간 이학주의 웃음에 매료돼 극한의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학주만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관객이 극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 배우의 리액션도 극을 살리는 데 중요한 지점이다. 강예원은 겁에 질린 모습부터 준호에게 맞서 싸워 지하 주차장 빠져나가려는 모습까지, 센 캐릭터에 맞대응하는 진취적인 면들을 보여주며,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일조했다. 특히 두 캐릭터가 마주하는 장
이학주가 ‘왓칭’에서 대담하면서도 세심하게 캐릭터를 점차 완성시켜나가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했다. 이학주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왓칭’, 그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왓칭’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MBN스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