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편집의 신(神)’이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입건된 로버트 할리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웠다.
10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여에스더와 첸, MC딩동이 게스트로 나섰다. 당초 로버트 할리도 녹화에 참여했으나 마약 혐의로 체포됨에 따라 제작진은 긴급 재편집에 나선 바 있다.
방송일자를 하루 남겨둔 지난 9일, "경찰수사가 진행중인 중대사안이라는 점과 연예인 마약 사건에 대한 시청자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방송전까지 로버트 할리씨 관련 내용과 출연장면을 최대한 편집함으로써 시청자분들이 불편함 없이 방송을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제작진은 ’라디오스타’다운 미친 편집 신공으로 로버트 할리의 흔적을 지웠다.
관련 이슈를 몰랐다면 로버트 할리가 출연했었는지를 확인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편집이었다. 풀샷에서는 CG로 로버트 할리의 얼굴과 자리를 지웠고, 게스트 샷에서는 철저히 로버트 할리를 제외한 3인 위주 화면으로 방송을 이어갔다.
게스트도 제 몫을 다 해줬다. 다행스럽게도 첸, 여에스더, MC딩동 모두 만담가에 속하는 게스트라 로버트 할리의 분량을 몽땅 들어내고도 꿀재미를 확보했다.
이날 여에스더는 "오늘 여기서 친한 분이 아무도 없고요. 그나마 구라 씨가 친하다"면서 ’갱년기 친구’ 김구라에 서포트를 부탁했다. 그는 남편의 빈자리에 긴장을 표하다가도 "오늘은 일인자 왕관을 쓴 분만 나오는 거다"라는 설명에 "그럼 저죠"라고 당당히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여에스더는 영양제 사업 매출액을 묻는 질문에 "팩트로 얘기해야 하는 거죠? 잘 나왔을 때는 500억"이라고 답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평균 매출이 400~500억 정도라는 고백으로 좌중의 주목을 받자 "다들 저한테 관심 없다가 매출액 얘기 나오니까"라며 투덜대는 등 꿋꿋한 토크를 이어갔다.
첸은 EXO 멤버 중 혼자만 ’라스’에 두 번째 출연하게 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물어봤는데 어디 나가서 허튼 소리 안 할 것 같아서라고 하시더라"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김구라는 "회사 얼굴에 똥칠 안 하고"라는 말로 공감을 표했다.
MC딩동은 ’라스’ 출연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무려 언급 다섯 번 만에 출연하게 됐기 때문이었다. 이에 MC딩동은 촬영 당일로 잡혀 있던 비행기 티켓까지 바꿔서 ’라스’ 촬영에 왔다고 고백해 놀라움을 안겼다.
여에스더는 속사포 진행으로 MC와 출연진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그는 김구라의 갱년기 치료법으로 은퇴를 권하는가 하면 첸에게 비타민D를 추천하고 MC딩동이 ’동치미’에서 했던 이야기까지 짚고 넘어가는 모습으로 혹소를 자아냈다.
여에스더의 놀라운 암기력도 이목을 끌었다. 여에스더는 첸에 대해 미리 공부해온 약력을 줄줄 읊어
이후 ’이 구역에서 1인자가 되는 노래’ 코너를 끝으로 특집이 마무리됐다. 첸이 폴 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열창하자, MC딩동이 눈에 띄는 리액션으로 화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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