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상장사들이 이번 1분기에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역성장을 기록한다면 2016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미 실적 하락은 예상된 만큼 기업들이 자신들의 실적을 발표하며 내놓는 설명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9일 나스닥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JP모건과 웰스파고를 시작으로 IBM, 넷플릭스, 펩시코 등 주요 미국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16일 발표 예정인 넷플릭스의 실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FAANG)로 대표되는 미국 정보기술(IT)주의 실적 방향을 넷플릭스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시장의 기대치는 크지 않다. 지난 5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이번 1분기 S&P500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실제 실적이 기존 시장 예상치와 비교했을 때 방향과 정도 차이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업 전망에 대한 기업의 인식 역시 관전 포인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기업 실적이 나쁘게 나온다는 건 모두가 다 안다. '누가 더 나쁜가'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특히 IT기업의 경우 실적 발표 후 진행될 콘퍼런스콜에서 어떤 발언이 나오느냐에 따라 산업의 반등 타이밍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 증시는 지난 고점에 비해 2% 정도 낮은 수준으로 이번 1분기 실적 부진과 2분기 반등 가능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시장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반도체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변 센터장은 "결국 미국 테크기업 움직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반도체 산업의 비중이 큰 데 대한 명암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미국 기업 실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각 기업의 주가가 실적에 기반해 움직이는 '펀더멘털 장세'보다는 시장에서 나오는 뉴스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멘텀 장세'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지표 등 글로벌 경기 흐름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시장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식시장이 실적과 경제지표 등에 기반해 움직인다고 볼 수는 없다. 뉴스 흐름이 주가를 움직이는 더욱 큰 요소"라며 "미국 기업 실적 발표보다는 2~3분기 실물지표 반등을 확인하는 게 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실적 대기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3% 오른 2214.56으로 마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날 회원국의 2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99.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락세는 그대로 유지됐으나 하락 폭이 줄어들며 경기 저점 통과에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시장에서 2015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를 이어갔다. 기관과 개인이 모두 '팔자'에 나선 가운데 외국인이 시장을 받쳤다. 지난달 29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이 사들인 금액은 총 1조5785억원에 달한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