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심상정 위원장은 오늘(9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을 향해 다음주 초까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일정을 가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심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더 시간이 지체되면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혁안과 함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4·3 보궐선거 이후 바른미래당 내홍까지 겹치면서 패스트트랙 논의 자체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심 위원장은 이를 겨냥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 맡겨진 협상의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이제 결정만 남았다"며 "다음 주 초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책임 있게 결정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수처법에 대한 이견 때문에 다 합의된 선거제 개혁까지 물거품 돼야 한다는 것을 누가 이해하겠나"라고 반문하면서 "각 당이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심 위원장은 공수처법 등 사법개혁 법안의 세부사항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나아가 선거제 패스트트랙 논의에 처음부터 빠진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에는 "이번에 '노딜'(No deal)을 선택한다면 선거제 개혁 하나만 좌초시키는 게 아니라 모든 개혁을 포기하는 선언이 될 것임을 유념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바른미래당에는 "공수처법 관련 여당의 전향적인 제안들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며 "'100%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세를 고수한다면 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혁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한국당을 향해서는 "'입법쿠데타', '야합' 등 과도한 반응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는 적반하장 식의 비난으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방식을 선택한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한국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심 위원장은 여야 4당이 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선거제 개혁안만이라도 패스트트랙에 올릴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여야 4당이 판단해 결정할 사안으로, (정개특위 위원장인) 제가 예단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MBN 온라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