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어닝쇼크 예고 ◆
올 1분기 삼성전자 실적 둔화의 주요인으로는 반도체가 꼽힌다. 공급 과잉,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중국 경기 둔화 등이 원인이다. 작년 4분기부터 메모리(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는 등 불황이 시작됐는데,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격 하락이 좀 더 이어지며 불황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하반기께부터 반도체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9년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은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에서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단가는 올해 1분기에 각각 25%, 15%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의 고정가격은 작년 9월 8.19달러에서 지난달 5.13달러까지 떨어졌다. 메모리카드와 USB에 주로 쓰이는 MLC 128Gb 낸드플래시의 가격도 작년 6월 5.6달러에서 지난달에는 4.22달러로 추락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4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가격 하락률을 보였기 때문에 결국 판매가격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악화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문제는 가격 하락에도 반도체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D램 수출액은 전월 대비 16.1% 감소했고 PC D램과 서버 D램의 2월 고정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4.5%, 10% 하락했다. 전반적인 제품 가격 하락에 비해 수출액 감소율이 더 큰 것은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D램 재고일수가 작년 4분기 2주에서 올해 1분기 5주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추정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 메모리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서는 제품 가격 하락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저점이 가까워졌는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이 겹침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영업이익을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4분기 반도체사업부 영업이익이 7조8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폭이 상당하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