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1호 여성 경호관’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이수련. 제공|이수련 |
이수련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배우다. 바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에서 경호관으로 근무한 것. 청와대 경호관이라는 이력 자체도 특이한데, 청와대 1호 여성 경호관이라니 그가 살아온 발자취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지사다.
이수련에게 10년간 근무했던 청와대를 떠나 배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느냐고 물으니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면서 “10년 정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제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 왔다. 그때 떠올랐던 것이 연기였다”라고 말했다.
“저도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흘러가는 인생의 단계에 따라 그냥 살았어요. 학교에 다니고, 취업을 준비하고, 취업을 하고. 그렇게 10년 정도가 흐르니까 ‘이게 내가 원했던 삶인가’라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연기가 떠올랐어요. 어렸을 때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너무 커 보였거든요.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도 쌓고, 연륜이 생기다 보니까 ‘못할 것은 또 뭐 있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도전하게 됐죠.”
하지만 청와대 경호관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는 주변의 만류도 많았을 터. 이수련은 부모님부터 경호실 선·후배·동료들까지 가리지 않고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말렸다고 했다. 특히 부모님은 딸이 무언가를 한 번 결심하면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정 그러면 해봐라”라고 말했다가도, 다음 날 다시 전화를 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어떻겠느냐”라고 많은 걱정을 했다고 밝혔다.
“주변에서는 터무니없다는 반응이었죠. ‘쟤는 왜 저럴까’ 이런 거요. 특히 경호실 선배, 후배, 동료들이 관사에 맥주 몇 짝을 들고 와서는 ‘절대 그만두면 안 된다’, ‘네가 지금 20대가 아니다. 빨리 정신 차려라’라고 정말 많이 잡았어요. 물론 지금은 제가 TV에 나온 장면을 캡처해 보내주며 응원도 많이 해주지만요. 지금까지 경호관을 그만둔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어요. 오디션에 수없이 떨어져도 잊어버리고 또다시 도전하면 되니까요.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일단 뭔가를 결정하고 나면 뒤돌아보지 않으려고 하기도 하고요. 연기를 할 수 있는 지금에 만족해요.”
↑ 이수련은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 해도 청와대 경호관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제공|이수련 |
이수련은 연기의 매력에 대해 “저의 빗장을 모두 해제해주는 것 같다”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모두 드러내서는 안 되지만 연기는 그런 감정들을 극대화해야 하지 않나. 그런 순간들이 행복하고, 몰랐던 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수련은 앞으로 어떤 배우를 목표로 연기 생활을 하고 있을까.
“제 목표는 ‘수식어가 없는’ 배우예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저는 ‘경호실 출신 배우’였고, 지금 ‘황후의 품격 최 팀장’이에요. 이수련은 몰라도 최 팀장을 안다는 것은 배우에게 큰 행복이거든요. 올해도 많은 작품을 하겠지만, 캐릭터로 기억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민식은 최민식이고,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