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5일 기준 국내 설정된 베트남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0.65%로 집계됐다. 지난해 베트남 펀드는 -12.08% 수익률로 고전했는데, 올해 손실분을 대폭 만회한 것이다. 베트남 펀드 수익률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자 같은 기간 투자금 663억원이 순유입됐다. 개별 상품으로는 미래에셋베트남펀드가 같은 기간 수익률 13.28%를 올려 성과가 가장 좋았고, HCD베트남적립식펀드가 12.14%, 삼성베트남펀드가 11.95%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베트남 펀드 투자자들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베트남 VN지수가 900선 아래에서 허덕이며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달러 강세 등 베트남 증시의 대내외 악재 요인이 누그러지면서 12일에는 5개월 만에 VN지수가 1000선을 회복했다. 15일 종가 기준 올해 지수 상승률만 12.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의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베트남 정부가 내놓은 증시 활성화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증권위원회(SSC)는 증권법 개정과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는데 베트남으로 향하는 해외 투자금 유입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활성화 정책의 주요 내용은 우선 외국인 소유 한도를 폐지하고 호찌민거래소와 하노이거래소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다. 아울러 베트남증권위원회는 목표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을 70%에서 100%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베트남 정부 목표대로 GDP 대비 시가총액을 100%로 상향하면 VN지수가 1160선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정책이 단행되면 베트남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 편입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베트남의 EM 편입 가능성은 패시브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증시 역시 연초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센섹스 지수는 지난 15일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3만8000선 고지에 올라서며 기지개를 켰다. 최근 한 달간 지수가 6.18% 상승해 회복세가 집중됐다. 다음달 11일부터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증시 안정 효과가 커진 덕분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연립여당이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총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인도 증시는 박스권 상단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1개월간 인도 펀드는 지수 상승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과시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5일 기준 최근 1개월간 인도 펀드 평균 수익률은 8.89%로 지수 상승률을 약 2.7%포인트 웃돌았다. 줄곧 약세를 보이던 루피화가 최근 들어 원화값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환 차익이 수익률에 반영된 결과다. 인도 펀드는 환노출형 상품이 주를 이루는데, 펀드가 인도 현지에서 루피화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원화로 바꾸는
개별 상품 중에서는 인도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최근 들어 성과가 좋았다. 최근 1개월을 기준으로 삼성인도중소형FOCUS펀드가 12.58% 수익을 올려 가장 성과가 좋았고,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 역시 12.11%로 인도 펀드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