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알리 파르한 알둘라미 안바르주지사, 조이 후드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부대사, 문정민 트랙그룹 회장(왼쪽부터)이 신도시 개발계획 승인 서명식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트랙그룹] |
올 들어 해외 건설 수주가 극도로 위축되자 우리 정부도 전방위적 수주 지원에 나서고 있고 수조 원 규모 이라크 정부 발주사업에서 수주도 예상되고 있어 이라크가 한국 건설의 새로운 '금맥'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안바르주 전후 복구사업을 따낸 한상 출신 다국적 디벨로퍼 기업인 트랙(TRAC Development Group)이 다음달 29일 현지에서 착공식을 연다. 트랙은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던 회사로 재미 동포인 문정민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다. 2017년 10월 하바니야를 60만명 인구 규모의 스마트신도시 및 국제산업도시로 개발하는 사업권 계약을 안바르 주정부와 체결했다.
하바니야는 1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집중된 수도 바그다드 중심에서 70㎞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문 회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개발기획, 설계, 금융, 건설, 운영까지 모두 트랙 주도하에 진행되며 한국의 대표적인 건설사 및 설계 기업들과 한국 신도시 개발 노하우를 이라크 국가 재건에 적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착공식에는 주 시공사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와 도화엔지니어링, 정림건축 등 60여 개 협력 기업에서 총 200여 명이 참여한다. 참석 인원이 많다 보니 이례적으로 전세기까지 띄우게 됐다는 게 트랙 측 설명이다. 착공식엔 이라크 대통령과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다. 착공식 직후 트랙은 해당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해 이라크 정부가 25%, 트랙이 75% 지분으로 구성된 현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라크 재건사업이 속도를 내는 건 지난해 10월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를 중심으로 한 새 정부가 출범하고 미국과 주변 국가들이 재건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IS 전쟁 종전 이후 치안이 안정되고 이라크 정부가 석유를 수출·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재정적 여유를 갖고 민심을 잡기 위한 재건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재건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다른 국가들도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이라크 재건사업에 10억유로(약 1조2827억원)를,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는 이라크 전력 부문 재건 프로젝트 2단계 사업을 위해 최대 570억엔(약 5869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트랙이 다음달 여는 착공식도 사업 선점을 위한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
물리적 착공식을 위해선 미국 금융기관과의 금융패키지 구성 협의가 끝나야 한다. 트랙 측은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OPIC)를 비롯한 월드뱅크, 씨티뱅크 등 미국 금융권과 현재 금융패키지 구성을 논의 중인데 6월께 협상을 완료한 후 9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문 회장은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10년에 걸쳐 단계적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단계로 주요 건설 자재인 시멘트, 레미콘, 블록, 철근 등은 안정적인 자재 공급과 품질 유지를 위해 안바르주 내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직접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주변에 산업단지·발전소 등 일자리를 마련하고 이라크 정부가 신도시 용지 주변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는 속도에 따라 스마트형 신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주변 상업시설 등도 체계적으로 조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올해 이라크 정부와 수교 30주
[이지용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