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한석규·설경구·천우희, 이 시대에 필요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다(종합)

↑ 영화 ‘우상’ 포스터 사진=CGV아트하우스

[MBN스타 김노을 기자] 영화 ‘우상’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우상’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수진 감독과 배우 한석규, 설경규, 천우희가 참석했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이수진 감독은 한국 사회 속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로부터 ‘우상’을 구상했다. 그는 “이 영화는 오래 전 구생했다”며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걸 봐왔고, 과연 그 시작은 어디일지 고민하다가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 영화 ‘우상’ 스틸컷 사진=CGV아트하우스

그렇다면 이 감독이 정의한 ‘우상’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우리가 지키고 싶은 꿈이 맹목적으로 바뀌면 우상이 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IDOL’보다는 이 시나리오가 먼저 나왔다”면서 “영제를 정할 때 고민이 많았는데, 배우들 얼굴 위에 ‘IDOL’이라는 영제가 뜨면 재미있겠다는 생각과 이보다 좋은 제목은 없을 것 같아서 영제를 ‘IDOL’로 확정했다”고 ‘우상’의 영어 제목에 얽힌 비하인드도 언급했다.

한석규는 차기 도지사 후보이자 모두의 믿음을 얻고 싶었던 남자 구명회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감독님의 질문 의식과 주제에 궁금증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그 질문이 정말 좋았고,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좋았다”고 밝혔다.

↑ 영화 ‘우상’ 스틸컷 사진=CGV아트하우스

설경구는 아들을 잃고 절망에 빠진 아버지 유중식으로 분했다. 그는 데뷔 이래 최초로 노랗게 탈색한 머리색을 선보이며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설경구 씨가 6개월 동안 탈색을 할 줄 모르고 엄청 고생하셨다”며 “몸무게 감량부터 시작해 여러모로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다. 참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설경구는 “‘불한당’으로 인물을 펴놨더니 이번에 다시 구겨졌다”면서 “팬분들도 이해해주지 않으실까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 감독의 전작 ‘한공주’에서 열연한 천우희는 중식의 아들이 사고를 당한 그날, 감쪽같이 사라진 여인 최련화를 연기한다. 이 감독과 두 번째 호흡하는 천우희는 “감독님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영화에 참여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던 것 같다. 물론 선배님들과 협업, 좋은 시나리오까지 정말 감사한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영화 ‘우상’ 스틸컷 사진=CGV아트하우스

영화에는 무수히 많은 메타포가 등장한다. 여기에 각 인물이 좇는 우상은 모두 다르며, 다들 맹목적으로 이에 집착한다.

이에 대해 한석규는 자신이 연기한 구명회 캐릭터에 대해 “‘우상’이라는 제목에 가장 뚜렷하게 부합하는 인물”이라며 “과연 이 사람이 어떤 결정을 하고, 무엇을 포기하는지가 중요한 지점이 될 것 같다. 목표를 이룬 듯 보이겠지만 그건 금방 부숴질지도 모른다. 이런 모습에서 관객들의 거울이 될 수 있는 인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중식이라는 인물은 끊임없이 선택에 기로에 놓인다. 내 것이 아닌 우상을 가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가지기 위해 맹목성을 보인다”고 캐릭터가 따르는 우상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천우희는 “련화는 우상을 가질 수조차 없는 캐릭터”라며 “우상을 꿈꾸지도 못한 채 평범한 것들을 갖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한 인물이다. 셋 중 가장 낮은 자이지만 의지가 강해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상’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