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권에서 시작한 전셋값 급락세가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과 서울에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 부동산시장에 국지적으로 입주 물량이 쌓여가고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계약 시점인 2년 전보다 하락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의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17곳의 광역 시도 가운데 11곳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년 전인 2017년 1월 말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년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7% 하락한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울산으로 2년간 전셋값이 13.6% 추락했다. 시·군·구 단위까지 내려가면 경남 거제시가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무려 35%나 급락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 밖에 경북이 -8.1%, 충남 -7.1%, 세종 -5.5%, 충북 -4.0%, 제주 -3.7%, 강원 -2.6%, 부산 -2.4%를 기록했다.
수도권인 경기도는 2년 전과 비교해 -3.6%, 인천은 -0.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경기는 관할 시 28곳 가운데 4분의 3인 21곳이 하락했다.
서울은 2년 전에 비하면 아직 하락 반전하지는 않았지만 1.8% 상승폭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동남권 입주 물량이 몰린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는 0.8% 떨어지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 서초구가 -3.9%, 송파구가 -0.9%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의하면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 아파트인 대치 은마(전용 84㎡)는 2년 전인 2017년 2월 6억원의 전셋값을 기록했지만 최근 올라온 매물은 4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강북에서도 대형 아파트 단지 위주로 전셋값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현재 도봉구 전셋값은 2년 전보다 0.40% 낮아졌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전용 84㎡)는 2017년 1월과 2월에는 4억~4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데 비해 작년 12월에는 4억원, 올해 1월에는 3억5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내려갔다. 노원구(0.1%) 용산구(0.6%) 등지도 아직 2년 전 이하로 떨어지진 않았지만 역전세난의 사정권이다.
부동산시장에선 서울의 전셋값 하락을 당분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11월 이후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서울 동남권에서 지속적으로 나올 대규모 입주 물량이 얼마나 소화되느냐가 관건이다. 올해 서울지역 입주 물량은 9500여 가구 송파 헬리오시티를 포함해 지난해 2배 수준인 5만여 가구다.
한편 '역전세난'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다음주 관계 부처 긴급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1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전범주 기자 / 이승윤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