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잠실주공5단지 복수 조합원에 따르면 재건축조합은 지난 1일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당초 정비계획안에 있는) 호텔을 제외하고 주거시설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울시와 협의 중"이라며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400%에서 500%로 높이는 부분도 계속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에게 송부된 '주간업무보고'에는 "당초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하기 위해 광역중심지역에 맞는 오피스와 호텔을 적용했으나, 최근 정부와 서울시는 마이스 시설보다 주택 공급이 중요한 상황이 됐기 때문에 호텔을 제외하는 안으로 협의를 진행해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복문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장은 본지와 통화하면서 "서울시가 비주거시설을 줄이고 주거시설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조합도 그에 맞춰 호텔 대신 아파트를 더 짓는 쪽으로 정비계획안을 변경하고 있다"며 "기존 준주거지역 용적률 400%를 500%까지 올려주면 주택을 얼마나 더 지을 수 있는지 초안을 만들어 시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전체 동이 모두 15층인 잠실주공5단지는 기존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3930가구에서 향후 최고 50층 건물을 포함해 총 6401가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정비계획변경안이 통과돼 용적률이 상향되면 임대주택을 포함한 가구 수가 늘어나 6700여 가구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재건축 인가권을 가진 서울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 조합에서 계획안을 가지고 오면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임대주택 확보는 시 정책방향과도 맞으니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임대주택을 기부채납으로 인정해주는 시행령까지 예고된 점도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와 조합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향후 잠실주공5단지에는 호텔 대신 임대주택을 포함한 아파트나 주거용 오피스텔이 들어설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잠실주공5단지 조합 내에서 찬반이 갈리면서 주변 재건축 단지들도 귀추를 지켜보고 있다.
조합의 변경안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호텔 등 상업시설을 제외하면 '최고 50층 재건축'이라는 대전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열린 조합의 자문단회의에서는 호텔을 제외하면 종상향의 근거가 사라져 '최고 50층 재건축'이 도계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으니 호텔 대신 아파트를 늘리는 안과 더불어 주거용 오피스텔을 적용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조합 설계변경안에 반대하는 조합원 A씨는 "단지 내 임대아파트를 늘리는 것보다 고급 호텔을 짓는 게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확충과 서비스 연계에 더 유리하다"며 "설사 용적률이 높아지더라도 층수 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아파트가 더 빡빡하게 지어져 고급 아파트로서 불리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 변경안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호텔을 없애더라도 준주거지역 종상향과 최고 50층 재건축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가권자인 서울시의 정책방향에 부합하는 데다, 호텔을 아파트가 아닌 주거용 오피스텔로 변경할 경우 상업용지를 그대로 상업용지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호텔 대신 주택이 들어오면 일반분양분도 함께 늘어나 재건축 수익성도 높아지고 상주 인구가 늘어 상가 분양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정 조합장은 "호텔을 제외하더라도 최고 50층 재건축은 그대로 유지되며, 오히려 기존의 한강변 15층 제한을 상향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다만 시 정책에 맞춰 임대주택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재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은 법적 상한이 500%로 정해져 있지만,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400% 미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만약 서울시가 잠실주공5단지의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높여
[전범주 기자 / 정지성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