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 하남감일공공주택지구 B6BL에 위치해 있는 `하남 포웰시티 B6BL`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박윤예 기자] |
남양주시 진접읍 소재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어제 발표 이후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남양주가 후보지 중 한 곳인 건 알았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공인중개사들끼리도 긍정과 부정을 놓고 의견이 많이 갈린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주민들은 이미 입주 물량이 많은데 추가로 많은 물량을 떠안아 올해 '폭등장'에서도 하락한 남양주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실제로 올 들어 11월까지 남양주 아파트값은 0.4% 하락했다. 올해 8200여 가구에 이어 내년 1만5000가구가 추가로 입주한다. 여기에 6만6000가구가 더 들어오면 그야말로 집값이 도미노처럼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진건읍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남양주는 지금도 2억~3억원짜리 집이 넘쳐난다"며 "이런 상황에 6만가구를 더 지으면 여기가 서울 한복판이라도 집값이 떨어질 텐데, 남양주를 대상으로 지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문제는 교통체증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는 남양주의 인구는 현재 7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70만명으로도 이미 서울과 통하는 도로는 그야말로 '마비' 상태라는 것.
다산신도시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남양주의 최고 약점이 주변에 철도망이 드물어 도로에만 의존해야 해 서울과 통하는 남양주IC 교통체증이 지금도 '지옥'이라는 점"이라며 "여기에 6만가구가 추가된다면 자동차를 통한 서울 출퇴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번 발표 중 도로망은 수석대교 신설 정도가 전부던데 남양주 사정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최소한 6호선이나 9호선 연장선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집단행동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다산신도시 입주민으로 구성된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은 "3기 신도시 정책의 수정·보완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정책 수정을 요구하지 않으면 반쪽짜리 신도시로 끝날 수 있다"고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베드타운'화된 남양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있다. 왕숙1에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약 2배 규모인 140만㎡에 도시첨단산단과 기업지원허브 등이 조성된다. 기업에 취득세 50%, 재산세 35%를 5년간 면제해주겠다는 복안도 내놨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신설과 별내선 연장 지원 등 신설 교통망으로 서울과의 체감 거리가 가까워진다는 점도 호재다. 진건읍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GTX와 같은 철도망이 들어선다면 왕숙 지역뿐만 아니라 다산신도시 등 주변 신규 아파트 단지 역시 반사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평가가 강한 남양주에 비해 3만2000가구 규모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받아든 하남에서는 긍정적 기류가 강했다. 무엇보다 지하철 3호선 연장선이 들어온다는 것이 대형 호재라는 게 지역 주민들과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남은 작년부터 미사를 중심으로 가격이 폭등해 올 들어 11월까지 아파트값이 8.6% 상승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3만2000가구가 추가 공급되지만, 강남권과 인접한 하남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에서 지하철 3호선까지 들어온다면 문제가 없다며 '표정 관리'를 하는 모습이었다. 3호선 연장선이 생기면 하남에서 잠실역까지는 30분, 수서역까지는 20분 내 도착이 가능하다.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것. 오히려 인접 강동구보다 강남권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더 적게 걸린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여기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신설 등 신도시 선정에 따른 선물 보따리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감일동 공인중개사 B씨는 "3호선 연장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 지역 호재"라면서 "다만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하남 감일지구 전용 84㎡ 기준 프리미엄이 1억5000만~2억원 정도 더 붙었다. 3호선 연장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가격이 폭등할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도시가 들어서는 교산지구는 땅주인들과 세입자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게 불안 요인이다. 3호선 오금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교산지구는 대부분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농촌형 마을이다. 이 때문에 창고와 축사 등이 대부분이고 저렴한 가격에 임대를 원하는 세입자만 있는 정도다.
교산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기만 씨는 "어제부터 땅주인과 축사·창고 세입자에게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토지로써 이용가치가 낮은 맹지 주인은 보상받을 생각에 신도시 선정을 반기고 있지만 이용 가치가 높은 땅의 주인이나 축사·창고 세입자는 반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류창고 세입자 A씨는 "동대문구 전농동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지난달 여기로 이전했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선정돼버려 임대료 상승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면서 "10년 정도는 이곳에 있을 생각으로 왔는데 또다시 이전해야 한다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과천과 인천 계양은 일단 잠잠했다. 가구 수 자체가 각각 7000가구, 1만7000가구로 상대적으로 적어서다. 과천은 4개 신도시 중 강남권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신도시로 평가받는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차원이라면 효과가 있는 입지는 과천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인천 계양 주민들은 가용면적의 49%를 자족용지로 조성해 이 중 3분의 2를 도시첨단산단으로 중복 지정한다는 소식을 반기고 있다. 다만 인근 청라와 검
[남양주 = 추동훈 기자 / 하남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