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 도지사의 첫 공판에서 '드루킹' 김동원 씨의 측근이 김 지사에게 기사 목록을 받았으며 "김 지사 보낸 기사의 댓글조작 작업을 우선적으로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드루킹의 측근인 '서유기' 박 모 씨는 오늘(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 일당의 파주 사무실 '산채'에 기거하며 자금조달 및 사무실 운영 등을 담당한 인물입니다.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이 개발된 후에는 작업할 기사를 선정하고 공범들에게 작동 방법을 교육하는 등 임무도 맡았습니다.
박 씨는 평소 드루킹이 김경수 지사와 텔레그램 비밀방 등 메신저를 통해 소통한다는 사실을 드루킹에게 전해 들어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드루킹이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주요 회원들이 보는 텔레그램 방에 댓글 조작 작업을 할 기사의 인터넷 주소(URL)를 올려놓곤 했는데, 이 가운데 김 지사가 보낸 기사에는 'AAA'라는 알파벳을 적어 두곤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에 따르면 'AAA'는 김 지사가 보낸 기사로, 우선 작업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메신저로 드루킹에게 URL를 보내고, 드루킹이 이를 확인하면 1분 내로 경공모 회원들의 메신저 방에 이를 옮겨놓은 정황도 신문 과정에서 공개했습니다.
이 방에서 드루킹은 "A다 얘들아", "이거 놓쳤다, 빨리 처리해라"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박 씨는 2016년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사건이 터진 이후 수백 개씩 쏟아지는 기사에 회원들의 수작업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 드루킹의 지시로 킹크랩이 개발됐다고 증언했습니다. 킹크랩이라는 이름도 '발이 여러 개인 게처럼 여러 사람이 작업한다'는 의미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박 씨는 2016년 6월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소개로 드루킹과 김 지사가 만난 자리에도 함께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박 씨는 이 자리에서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자신을 경공모 대표라고 소개했고, 이에 김 지사가 "경공모의 '공'자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봐 드루킹이 "함께할 공(共)자라고 설명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박 씨는 약 30분간 경공모 조직에 대해 설명하는 대화가 오갔다고 부연했습니다.
반면, 혐의를 부인하는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증인신문을 진행하기 전에 드루킹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