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그룹 지주사인 LG의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LG 순자산가치(NAV)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주가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LG 목표주가를 10만3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낮췄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LG 순자산가치를 늘릴 동력이 당분간 부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자, 화장품, 화학 계열사들이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실적이 불확실하다"고 하향 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LG 순자산가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계열사는 LG화학(26.4%) LG생활건강(20.1%) LG전자(12.3%) LG유플러스(9.2%) 순이다.
LG전자가 최대주주로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LG이노텍은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소폭 웃돌 것이라고 전망되지만, 목표주가는 조정을 받았다. 최근 애플의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 판매량 부진이 우려되면서 실적 전망치에도 먹구름이 꼈다. LG이노텍은 아이폰XR 모델의 3차원(3D) 센싱 모듈을 비롯해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가 논란으로 앞서 판매를 시작한 미국·일본에서도 반응이 이전 모델보다 저조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이노텍의 목표주가 하향에 대해 "올해와 내년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각각 8%, 12%가량 낮춰 잡았다"면서 "아이폰XS 시리즈와 아이폰XR 제품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여야 LG이노텍의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는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낮췄다. 마찬가지로 LG전자가 최대주주인 LG디스플레이도 22일 전 거래일 대비 1.68% 소폭 상승하며 1만820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지난 11일 52주 최저가(1만7150원)를 경신한 뒤 2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부터 신규 투자로 인한 비용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파주 공장에서 중소형 OLED 신규 라인을 가동해 플라스틱 OLED 패널 신규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향후 중소형 OLED 라인의 수율 개선 강도와 연간 5000억원 규모 감가상각비 등으로 실적 개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화장품 사업 호조로 실적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해 온 LG생활건강이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받았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화장품 사업도 한계에 도달한 데다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가 회복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했다"면서 "다만 LG생활건강의 성장 속도가 둔화된다는 점에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한국 면세점 월별 실적이 큰 성장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중국의 화장품 소매 판매 역시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5년 34%, 2016년 29%에 달했으나 올해 14%로 떨어졌고 향후 2년간 1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는 160만원에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