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한이정 기자] 포스트시즌 활약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이택근(38·넥센)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경기에 뛸 순 없지만, 선수단과 동행하며 팀의 중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 경기 만에 KIA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 19일 한화와의 1차전에서 승리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구성돼 경험이 적어 미숙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넥센은 특유의 패기를 앞세워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베테랑 이택근의 부재다. 이번 시즌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 95안타를 기록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던 그지만,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갈비뼈를 미세골절 판정을 받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 했다.
↑ 넥센 히어로즈의 베테랑 이택근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 한다. 하지만 선수단과 동행하며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활약 중인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넥센의 분위기가 좋다. 경기 전 화기애애하고 선수단끼리 파이팅도 넘친다. 이택근은 좋은 분위기 비결에 “코칭스태프 덕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선수단에 얼마나 많은 주문을 하고 싶으시겠나. 하지만 코칭스태프가 안 좋은 눈으로 선수단을 바라보거나, 말로만 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선수단을 믿고 맡겨주신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시즌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도 있었다. 보통 다 포기하는 분위기가 되거나, 더 돈독해진다. 우리는 좋아졌다. 코칭스태프나 구단이 우리에게 부담을 주거나 주문을 과하게 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를 믿고 맡겨주셨고, 선수단이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해줬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분위기가 좋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 중요한 순간마다 베테랑다운 활약을 펼쳐던 이택근. 사진=김재현 기자 |
그는 “선수단이 너무 잘 해주고 있어서 정규시즌 때도 성적이 좋았고. 뿌듯하고 기특하고 긴장도 된다. 이 선수들이 잘 하면 내 자리는 좁아지는 거니까. 그래도 그러면서 팀이 강해지는 것이다. 주전이 빠져도 백업들이 채워줄 수 있는, 실력차가 얼마 나지 않는다. 강팀으로 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야수조 막내 이정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택근 선배님의 몫까지 해내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이택근은 “그 어린 선수가 그렇게 생각해주는 게 너무 고맙다. 외야수끼리 시즌 전부터 준비한 플레이가 많다. 그런 것들이 경기에
앞으로 치열하게 포스트시즌 일정을 치러야 하는 후배들에게 이택근은 “어쨌든 승부니까 이겨야 한다. 그게 우리가 경기를 하는 의미고,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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