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부산·울산·경남 등 소위 '부·울·경'에서 대규모 연말 분양장이 열린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 등으로 사실상 분양이 '올스톱'된 서울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과 달리 정부가 '태클'을 걸지 않아 분양 일정이 당초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최근 이들 지역 아파트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감안하더라도 분양 성적이 성공적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남은 3개월간 부산, 울산, 경남에서 신규 아파트 총 1만898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지역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공급된 새 아파트는 총 1만1342가구다. 지난 9개월간 공급된 주택보다 연말 남은 3개월 공급량이 더 많다. 건설사들이 월드컵을 비롯해 남북정상회담, 선거 등 상반기 굵직한 이슈를 피해 하반기로 분양 일정을 미루다보니 분양이 모두 4분기에 몰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부·울·경 가운데서도 부산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가 공급된다. 이달 청약한 단지를 포함해 총 1만3531가구가 풀린다. 이 중 이달 초 청약을 접수한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일반분양 2485가구)와 역시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부산 거제2구역'(일반분양 2759가구) 물량이 많다. 한신공영이 부산 사하구 '괴정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괴정 한신더휴'는 이달 공급할 예정이다.
경남에서는 창원, 거제, 김해 등에서 총 5092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흥건설이 김해 내덕도시개발지구 A3-2블록(일반분양 2064가구)에 짓는 '김해내덕지구 중흥S-클래스'(가칭)가 연내 공급된다. 지역 경기 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울산에서도 360가구 규모 신규 단지가 올해 들어 처음이자 마지막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동원개발이 우정혁신도시 3-3블록에서 공급하는 단지다.
현재까지 이들 지역 분양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 18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10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5%를 기록했지만 부·울·경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대전, 대구, 광주를 제외하고는 많은 지방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지방 부동산 투자 심리가 서울보다 빠르게 위축되면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