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한 뒤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당했다며 목숨을 끊었던 '단역배우 두 자매'의 장례식이 무려 9년 만에 치러졌습니다.
경찰청 내부에 진상조사팀이 꾸려졌지만, 가해자의 비협조로 조사는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조일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정성스레 차려진 빈소 위에 향을 피우고 하얀 국화꽃을 올려놓습니다.
이 빈소의 주인들은 지난 2009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단역배우 두 자매'.
드라마 단역배우였던 언니가 현장 감독들로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지만, 2차 피해와 가해자들의 협박에 결국 목숨을 끊자 동생도 뒤를 따른 겁니다.
큰딸의 기일인 오늘(28일), 9년 만에 두 자매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 인터뷰 : 장연록 / '단역배우 두 자매' 어머니
- "항상 무거운 짐을 갖고 있었는데, 뼛속 깊이 간직했던 것 이제 떠나보내려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시민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두 자매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늦게라도 사건의 진실을 밝히자며 경찰청 내부에 진상조사 전담팀이 꾸려졌지만 가해자들의 비협조로 조사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
▶ 인터뷰 : 장연록 / '단역배우 두 자매' 어머니
- "이제 제가 많이 늙었겠죠. 엄마 많이 늙었다고 못 알아보지 말고, 성폭행 없는 나라에서 만나자고…."
눈물을 삼킨 채 두 딸을 하늘로 보냈지만, 진실 규명에 대한 숙제는 우리 사회에 남았습니다.
MBN뉴스 조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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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