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LG가 시즌 두 번째 8연패 수렁에 빠졌다. 빨간불이 켜졌다. 93일 전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LG는 9일 잠실 삼성전에서 6-9 역전패를 했다. 2회말 박용택의 3점 홈런이 터졌을 때만 해도 미소가 번졌지만 불펜 난조 및 엉성한 수비로 눈물을 흘렸다.
LG는 이날 실책 하나를 기록했으나 미스 플레이를 여러 차례 범했다. 흐름을 내주더니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LG의 현주소다.
↑ 류중일 LG 감독은 시즌 두 번째 8연패를 경험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LG는 7월 31일 잠실 두산전 이후 내리 8경기를 졌다. 5할 승률이 붕괴됐으며 승패 마진은 -3까지 됐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만 해도 +7이었다.
9일 현재 LG의 후반기 승률은 0.250이다. 20경기를 치러 5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승차 없이 바로 뒤에 있는 삼성이 후반기에만 13승(6패 1무)을 쓸어 담은 것과 대조적이다. 동병상련이었던 넥센은 6연승을 내달리며 후반기 5할 승률을 기록했다. 넥센은 1.5경기차로 앞서있다.
LG는 위태롭게 5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0일 경기에서 삼성에게 패하면 6위까지 미끄러진다. LG가 마지막으로 6위를 기록한 것은 5월 21일이었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 8위 KIA와 승차도 3경기다. 한때(6월 19일) 2위까지 올랐던 LG가 추락하면서 중위권이 대혼전 양상이다.
LG는 류중일 감독 체제로 치르는 첫 시즌에 8연패를 두 번이나 했다. 한 번 연패 늪에 빠지면, 브레이크 장치가 고장 났다. 8연패 이상 두 번 기록한 팀은 10개 팀 통틀어 LG가 유일하다.
3개월 전에는 8연승 후 8연패 흐름이었다. 현재 8연패 이전 성적표는 2승 6패다. 3연전 싹쓸이 패를 가까스로 면하는 승리였다. 자칫 연패의 터널은 훨씬 더 길었을 수도 있다.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은 최하위 NC(9연패)가 갖고 있다. 그렇지만 NC도 한 번만 경험했으며, 그 다음은 길었던 연패 기록이 6연패였다. 심지어 NC는 후반기 들어 2경기 연속 패한 적도 없다.
↑ 표) 2018년 KBO리그 팀별 연패 기록. |
전반기 평균자책점(2.58) 1위의 소사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6.38이다. 그나마 소사만 현재 1군 엔트리에 남아있는 외국인 선수다. 윌슨과 가르시아는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마운드가 불안하다고 꼭 못 이기는 법은 아니다. 같은 6점대 평균자책점의 두산(6.02)과 kt(6.23)은 각각 12승(8패)과 9승(11패)을 기록했다.
LG는 후반기 팀 타율이 0.293으로 나쁘지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 터지지 않았다. 102득점으로 0.250의 kt(99득점)와 큰 차이가 없다. 홈런도 28개로 부족하지 않으나 영양가가 떨어졌다.
kt가 가세한 2015년 이후 LG의 후반기 성적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2016년에는 두산(38승 23패) 다음으로 많은 37승(26패 1무)을 거뒀다. 전반기 8위였던 LG는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더니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10구단 체제에서 유일하게 후반기 5할 이상 승률을 거둔 시즌이었다.
2015년(26승 30패 1무)과 2017년(28승 32패 2무)에는 후반기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4할6푼대 승률이었다. 2018년 같이 처참한 성적표는 아니었다.
자칫 LG는 10구단 체제 후 최악의 후반기 팀이 될 위기다. 지난 3시즌 후반기 최저 승률 팀은 한화(2015년 24승 36패)와 kt(2016년 21승 42패·2017년 2
2018년 LG이 이를 넘어서는 불명예를 안을까. 현재 LG의 후반기 승패 마진은 -10이며, 후반기 승률은 0.250이다. LG는 34경기가 남아있다. 11승 이하를 거둔다면, 2년 만에 kt의 기록을 깬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