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부검 결과 뚜렷한 외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25일 "시신에서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인을 판단할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소견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사인이 명확치 않을 경우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염려된다.
국과수 부검 소견에 따르면 시신의 얼굴과 정확한 키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해 신체가 눌리거나 압박받은 흔적, 작은 상처 등은 육안으로 파악이 불가능했다.
시신의 얼굴은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훼손된 것이 아니라 야외에서 부패하면서 알아보기 힘든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정식 부검 결과를 통보 받아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확하게 사인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정밀 부검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후 경찰이 국과수에 긴급 감정을 의뢰한 A양의 DNA분석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시신 수습과정에서 채취한 DNA시료와 A양이 평소 사용하던 칫솔을 국과수에 보내 확인 중이다. 경찰은 DNA 확인이 불가할 경우에 대비해 부검 과정에서 또 다시 DNA를 채취했다.
경찰은 A양의 휴대전화와 소지품 등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실종자가 발견된 지점에서 반경 100m가량를 통제하고 경찰 160명을 동원,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공범 여부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A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지점이 도암면 지석리 인근 매봉산 정상 부근으로 매우 험준한 곳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용의자이자 A양의 아버지 친구인 김모씨(51)의 차량이 매봉산 밑 농로에서 2시간40분가량 머물렀다"면서 "시신이 발견된 지점까지 가려면 산 길로 1km가량 떨어진 곳이어서 성인 걸음으로도 30분가량 걸린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몸무게가 68㎏정도로 파악됐고 A양이 2㎏가량 더 무겁다. 시신 발견 지점은 산 정상을 넘어 50m가량 내려와야 하는 곳이고 정상까지는 오르막 경사가 70~80도 정도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다. 일단 경찰은 김씨와 A양이 함께 걸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A양이 숨진 뒤 옮겨졌다면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강진 성전면 자신의 집을 나서며 친구에게 "알바를 소개해 줄 아빠 친구와 만나 해남 쪽으로 이동한다"는 내용의 SNS메시지를 남겼다. 이후 오후 4시24분쯤 매봉산에서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김씨는 A양이 외출한 시점과 비슷한 시간에 자신의 차를 몰고 나갔다. A양이 집을 나설 당시 60
[강진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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