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때에는 자산관리의 첫 단추를 끼워야 하는 만큼 체계적인 재무설계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칫 신혼의 달콤함에 취해 무계획적으로 소비하다 보면 평생을 '자본의 굴레'에서 허덕일 수 있다. 신혼기 재테크 중심인 내 집 마련과 목돈 만들기, 가족 보험설계, 여유자금 투자 등 예비 또는 신혼부부가 알아야 할 재무설계 노하우들을 소개한다.
◆ 주택청약저축 일단 가입…디딤돌·버팀목 대출 활용도
사회 첫 발을 내딛는 신혼부부에게는 '따뜻한 둥지'가 될 수 있는 주거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내 집 마련은 목표금액이 상당해 지금 당장의 저축금액 보다는 투자기간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신혼부부 필수가입 상품이다. 신혼초부터 꾸준히 불입해 1순위 자격을 하루빨리 갖춰 놓는 게 현명하다.
또 신혼부부에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는 전용 전세자금(버팀목) 대출과 구입자금(디딤돌) 대출도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디딤돌 대출은 연 1.70∼2.75%의 금리로 제공하는데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경우 0.1∼0.2%포인트, 부동산 전자계약을 이용하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추가로 받아 1.50∼2.45%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버팀목 대출은 1.2∼2.1%의 저금리로 이용할 수 있고 대출한도도 수도권은 1억7000만원, 비수도권은 1억3000만원으로 기존 대출보다 3000만원 높아졌다.
또 신혼부부들은 목돈 마련의 경우 당장 급하지 않다는 생각에 막연한 그림만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10년 안에 5억원 만들기'와 같이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울러 목돈 마련은 장기 재무목표라 '꾸준하게 적립'하는 자세와 투자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 저렴한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으로 가족 '리스크 관리'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위험이 뒤따르기 마련. 실제로 갑작스런 질병이나 사고 때문에 부부가 애써 모은 목돈이 병원비로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결혼 초기에 실손의료보험 등 보장성보험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병원비용에 대해 보통 5000만원 한도에서 80~90% 보장한다. 식대, MRI, CT 등 비급여 부분도 보장받을 수 있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은 갱신형이라 젊을 시절에는 보험료가 낮지만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올라가는 구조라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입해 놓는 게 유리하다. 만약 결혼하기 전에 암·종신보험 등의 보장성보험을 가입 했다면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자. 실손의료보험은 단독형과 다른 주계약(사망, 후유장해 등)에 특약으로 부가되는 특약형 상품이 있는데 단독형이 보험료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어느 보험사에 가입하든지 보장내용은 동일하지만 각 보험사에 따라 월 1만6447원에서 2만3170원(여자, 40세 기준)까지 차이가 난다. 따라서 보험가입 전에 자신에게 적용될 보험료를 보험사별로 비교해 보고 가입해야 한다. 보험료를 비교해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금융소비자정보포털 사이트 '파인(FINE)'에 들어가 '보험다모아' 코너를 참고하면 된다. 파인은 보험료 비교 뿐 아니라 일상적인 금융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 평소 기억하고 있으면 여러모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요즘에는 고령 산모의 증가 등으로 선천성 이상이 있는 태아들도 많아지고 있어 염색체 이상이나 신체적 기형 등에 대비해 태아보험 가입도 고려할 만하다.
태아보험은 출생 시 선천성 이상질환 등에 대해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상품별로 가입가능 기간과 보장내역이 다르므로 상품 가입전에 반드시 체크하고, 임신 22주 내에 가입해야 한다.
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일 경우 여유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안정형보다는 적립식 펀드 같은 적극 투자형 상품을 추천한다.
◆ 투자는 장기 펀드로…3~6개월치 생활비는 비상금으로
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반토막 펀드', '고등어 펀드'로 불리며 외면받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가 급락했을 때 환매하지 않고, 꾸준히 펀드를 관리한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게 증명된 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여유자금의 한도 내에서 3~5년 정도의 투자계획을 세운 후 소액으로 장기 적립하면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향후 증시가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어 지금부터 적립식 펀드에 꾸준히 적립한다면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3~6개월치 생활비의 비상금을 확보해라.
책갈피 속이나 장롱 밑에 숨겨놓던 비상금을 결혼 후에는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평소 최소 3~6개월 치의 생활비 수준으로 넉넉히 비상금을 확보해 놓으면 부부에게 급전이 필요할 때 적금 해약 등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비상금 마련을 위한 상품으로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금리가 높은 CMA나 MMF, MMDA 등이 있으며 예금자 보호가 되는 CMA의 인기가 높다. 부부가 월급 수령 직후 일정 금액을 CMA로 자동이체 하는 방식으로 비상금을 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밖에도 통장은 주거래은행을 만들어 한 사람이 관리하거나 조금 귀찮아도 가계부를 쓰는 것이 생활 속에서 빠져나가는 푼돈을 막을 수 있다. 생활비는 신용카드 보다는 체크카드를 쓰면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소득공제 혜택도 더 많다. 특히, 부부가
재테크 전문가들은 "신혼부부의 경우 가계 수입의 절반은 내 집 마련 용도에 집중하고 월 소득의 7~8% 정도는 은퇴 대비용으로, 5~10% 정도는 보험을 가입해서 만일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재무설계 포트폴리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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