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안암동 모 PC방 모니터 화면에 노출된 피난안내도. [사진 = 문혜령 인턴기자] |
국문 피난 안내도에는 공통적으로 "'불이야'라고 외치십시오" "비상벨을 누르십시오" "낮은 자세로 신속하게 대피하십시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다. 반면 영문 피난 안내도에는 "REPORT THE FIRE. DIAL 119 (119에 신고하십시오)"와 "ATTEMPT TO EXTINGUISH THE FIRE (진화를 시도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피하라"는 문구는 아예 없거나 "불을 끄라"는 문구 뒤에 짧게 삽입됐다.
매경닷컴이 지난 28일 서울시 안암동에 위치한 대학가 주변 20개 PC방·코인 노래방을 점검한 결과 올바르게 번역된 피난 안내도를 사용한 영업장은 6곳이었다. 반면 다른 번역판을 사용한 업소는 8곳이었다. 한글판만 비치했거나 피난안내도를 아예 구비하지 않은 업소는 각각 4곳, 2곳이었다.
지난 2015년 1월 개정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PC방, 노래방, 일반 음식점 등 다중이용업소는 의무적으로 한글 및 1개 이상의 외국어를 병기한 피난안내도를 비치해야 한다. PC방의 경우 모니터 상에 피난 안내도를 노출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법령은 소급적용 되지 않아 2015년 법 개정 이전에 영업신고를 한 업소는 한글판만 비치해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 안암동 모 PC방 벽에 부착된 피난 안내도. [사진 = 문혜령 인턴기자] |
시민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에게만 무리한 화재 대처 요령을 지시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김 모씨(25)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니 놀란 눈치였다"며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들이 직접 화재신고를 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학생 송 모씨(22)는 "재난 발생시 대피가 어려운 PC방과 노래방 등에서 주요 내용이 다르게 번역된 대피요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00만 1828명(2016년 6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3.9%에 달한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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