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 길병원이 연구중심병원 선정을 추진하던 보건복지부 소속 고위 공무원에게 수년간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길병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보건복지부 국장급 공무원 허 모씨(56)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허 씨에게 뇌물을 준 길병원 원장 이 모씨(66)와 비서실장 김 모씨(47) 등 3명은 뇌물공여·업무상배임·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허 씨는 지난 2012년 연구중심병원 선정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에 재직하면서 길병원 측에 정부 계획·법안통과여부·선정병원 수 등 정보를 제공하고 대가로 3억5000만원을 받았다. 길병원은 2013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월 한도액 500만원짜리 길병원 명의 카드를 허 씨에게 제공했으며 허 씨는 이를 유흥업소·스포츠클럽·마사지업소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뇌물을 준 병원장 이 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연구중심병원 선정 계획이 진행되면서 허 씨가 법인카드를 요구했고 2010년 소아응급실 선정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는 길병원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관심사업 주무관청 공무원인 허 씨를 접대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가지급금 명목으로 길병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보건복지위 소속 및 인천지역 국회의원 15명에게 길재단 직원 및 가족들
경찰은 법인자금 횡령 및 직원 뇌물수수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해 12월 길병원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소재 오송생명과학단지지원센터(보건복지부 소속)에 수사관 14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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