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62일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수갑 없이 양복을 입고 나타난 이 전 대통령은 첫 재판에서 어머니와의 약속을 이야기하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 기자 】
남색 정장에 흰 셔츠를 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합니다.
포승줄과 수갑 없이 서류봉투를 들었는데,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4월 구치소장의 판단에 따라 수갑이나 포승줄 없이 재판에 참석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치소 표식은 이동 중 떨어졌지만 법정에 들어설 때는 왼쪽 가슴에 붙어 있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에서 준비한 원고를 꺼내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며 살았다"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자 모욕"이라고 밝혔습니다.
」
「또 "다스는 형님과 처남이 만들었다"면서 "다툼도 없던 회사에 국가가 개입하는 게 온당하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기업에 돈을 요구하고 세무조사로 보복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기업인을 개별 사안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 목이 메는 듯 몇 차례 기침했던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법정 피고인이 된 것이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잠시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