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한강의 '흰'(영문명 The White Book)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6편의 숏리스트(최종 후보)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 부문은 영어로 번역된 해외 소설 총 108편을 대상으로 심사했으며, '흰'은 지난달 12일 13편의 롱리스트(1차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맨부커상 공식 홈페이지에 지난 5일 실린 인터뷰에서 한강은 "후보에 오를 걸 전혀 예상 못했다. '흰'은 소설이지만 동시에 소설, 수필, 시의 경계에 존재하는, 분류에 저항하는 책이기도 하다. 후보작에 이런 실험적인 형식의 책이 포함된 걸 보는 건 (좋은 의미로) 놀라운 일이다"라고 밝혔다.
최종후보에는 이 상의 2015년 수상자인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의 '더 월드 고스 온'도 올라 두 수상작가가 나란히 경쟁하게 됐다. 이밖에도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무노즈 몰리나의 '라이크 어 페이딩 쉐도우', 이라크 작가 아흐메드 사다위의 '프랑켄슈타인 인 바그다드' 등도 함께 올랐다.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아시아 작가 최초로 이 상을 수상하며 국내에서 그 해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맨부커상은 작가가 아닌 작품에 주어지는 상으로 중복 수상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난다 출판사에서 출간된 '흰'은 강보, 배내옷, 각설탕, 입김, 달, 쌀, 파도, 수의 등 작가가 고른 '흰' 것, 65개에 관한 조각글을 모은 책이다. 작가는 밀도 높은 문장으로 에세이이면서, 시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독특한 작품을 완성했다.
맨부커상은 영미권에서 노벨문학상에 못지 않는 권위를 지닌 문학상이다.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해 영연방에서 발표된 소설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해왔으며,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했다. 이 부문은 격년제로 비(非)영연방 지역 작가에게 상을 수여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수상작은 5월 22일 저녁 런던 빅토리아앤드앨버트(V&A) 뮤지엄에서 발표된다. 상금은 번역자와 5만 파운드를 나눠서 받게 되며, 숏리스트 작가는 각각 1000파운드씩 받는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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