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식으로 잘못 지급해 주가가 급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6일 직원 보유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현금 대신 주식을 입고하는 전산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주식을 부여받은 임직원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 판 사례도 나타나 법적·도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삼성증권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전산직원 입력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잘못 입력된 주식 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으나 일부 직원들이 배당받은 주식을 매도한 것에 대해서는 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삼성증권 우리사주는 283만1620주다. 삼성증권이 주당 1000원씩 배당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실수로 28억3162만원 대신 28억3162만주를 배당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이날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한때 11% 급락했고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식으로 받은 일부 직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장중 삼성증권 주식에 대해서는 변동성완화장치(VI·주가가 직전 체결가 또는 전일 종가보다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면 2~10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되는 것)가 수차례 발동됐다. VI로 단일가 매매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주가가 하한가까지 밀리기도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이 매도한 우리사주 물량은 501만2000주(전날 종가 기준 1995억원 규모)로, 전체 잘못 배당된 주식 수 중 0.18%였다. 삼성증권 측은 "이번 일이 고의성을 갖고 이뤄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단 잘못된 부분을 원상복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이후 직원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
일반 투자자 보유 주식에는 배당 관련 전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배당으로 받은 주식을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과 차익 조정, 주가 급락 사태로 손해를 본 일반 투자자의 소송 가능성 등 여파가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