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우진 역을 맡은 배우 소지섭. 제공ㅣ피프티원케이 |
여심을 흔들어 놓는 훈훈한 외모에 믿고 보는 연기력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다.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여성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불러 모으는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기도 한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 인터뷰를 통해 배우 소지섭(41)과 만났다.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뒤 한국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1년 전, 비가 오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기고 죽음을 맞은 아내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지섭은 극중 아내 수아를 먼저 떠나보낸 후, 어린 아들(김지환)과 단둘이 남겨진 우진 역을 연기했다. 어딘가 더디고 어설프지만,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를 지닌 캐릭터. 하지만 소지섭은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출연을 망설였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제가 아직 아이가 없잖아요. ‘작품 속에서 아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울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머릿속으로 그 장면이 그려지지가 않았다고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작품에 합류하게 되면 민폐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고민을 했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고 나서는 김지환에게 ‘아빠라고 부르라’고 했어요. 어색하고 이상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 상황처럼 느껴져서 좋더라고요.(웃음)”
↑ 소지섭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20대~40대를 폭넓게 오갔다. 제공ㅣ피프티원케이 |
“처음에 우진이가 수영선수라는 설정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를 염두에 두고 쓰신 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더라고요.(웃음) 저 역시도 수영선수 생활을 했고, 부상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부분들이 우진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또, 작품 속에서 수영하는 장면은 거의 다 직접 촬영을 했죠.”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가 그려진다. 우진과 수아의 첫 만남부터, 수아가 죽은 뒤 다시 가족 앞에 나타나기까지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는 구성. 이에 소지섭은 한 작품에서 20대부터 40대까지의 모습을 모두 연기했다.
“영화에서 20대를 연기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편하지는 않았어요. 비주얼적인 부분에서는 후반 작업의 효과를 톡톡히 봤죠.(웃음)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시절인데,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경험한 거죠. 영화에서 고창석 선배와 친구로 나오는데, 사실 제가 추천했거든요.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유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했어요.”
소지섭이 핑크색 재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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