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태리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MK스포츠 제공 |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직 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지친 주인공 혜원이 고향집에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혜원 역은 배우 김태리가 맡았다. 그는 ‘리틀 포레스트’를 택한 이유로 “특별하다”고 말했다.
“특별했다. 최근 보지 못한 종류의 이야기였고, 시나리오의 분위기 자체가 좋았고, 쓰여 있는 이미지들이 기대됐다. 또 임순례 감독님이 이 영화와 잘 어울리는 분이었고, 절 마음에 들어 하셔서 쉽게 선택하게 됐다.”
김태리는 ‘아가씨’ 숙희 역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각종 영화제 신인 여우상을 휩쓸며 충무로 차세대 배우로 떠올랐다. 이에 김태리의 차기작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고, 그가 만나는 새로운 캐릭터에 궁금증이 쏟아졌다. 김태리가 ‘아가씨’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리틀 포레스트’다. 강렬했던 ‘아가씨’ 숙희와 앞서 개봉한 ‘1987’ 연희와는 또 다른 매력의 혜원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박찬욱 감독님의 작품은 대사가 너무 재밌었다. 저는 사실 애드리브, 즉흥에 약해서 시나리오에 의지하는데, ‘아가씨’는 예상치 못한 대사들이 많았고, 1930년대의 이야기라 말이 주는 맛이 남달랐다. 제가 딱히 뭔가를 하지 않아도 듣기에 재밌었다. ‘아가씨’에서 숙희는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었고, 그 다음으로 개봉한 ‘1987’은 조금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부분이 많고, 감정이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격차가 있다 보니 정당성을 나 스스로 찾는 것이 중요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정말 덜어내기의 연속이었다. 최대한 뭘 하지 말자, 과장하지 않고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내버려두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 배우 김태리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MK스포츠 제공 |
‘리틀 포레스트’는 혜원이 도시에서의 일상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혜원은 그곳에서 스스로 키운 작물들로 직접 제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분), 은숙(진기주 분)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갔다.
‘리틀 포레스트’는 또렷한 사계절을 보여주기 위해 1년에 달하는 긴 촬영 기간을 거쳤다. 4번의 크랭크인과 크랭크업을 반복하며 계절별 특성과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좋았던 점은 수없이 많다. 4번의 크랭크인과 크랭크업을 하다 보니 ‘끝났다’ 하고 헤어지고 다음 계절에 ‘안녕하세요’ 하면서 다시 만나는 걸 4번을 반복했다(웃음). 그러다보니 너무 친해졌고, 한 장소에서 촬영하니 공간도 친숙해지고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계절마다 그 장소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행운이었다. 힘들었던 점은 촬영의 틈이 생기니 생각이 많아졌다. 후다닥 찍으면 잡생각 없이 집중해서 끝낼 수 있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 ‘뭐가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오히려 흐름의 방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서울에서 나고 자란 김태리는 시골에서 태어난 혜원을 연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고 한다. 다양한 노력과 준비과정을 통해 그는 자연만큼이나 싱그럽고,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매력을 뽐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키워드 두 개가 엄마에 대한 전사와, 혜원이가 완벽하게 시골에서 나고 자랐던 아이임이 느껴지게끔 하는 거였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친구들 하고 만나는 장면에서 해답을 찾은 것 같다. 혼자 있을 때야 도시에서의 지침과 힘듦, 앞으로의 고민 때문에 다운될 수 있지만, 친구들과는 나도 모르게 풀어져버리는 모습 때문에 톤이 올라가고 생기 있어 보이고 에너지 있는 모습이 전체 흐름상에도 도움 되고 혜원이 집안에서 살았던 아이라는 게 그런데서 많이 보여 지지 않을까 싶었다.”
↑ 배우 김태리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MK스포츠 제공 |
‘리틀 포레스트’의 테마를 하나로 꼽자면 ‘힐링’이다. 사계절 곳곳 숨겨진 아름다움과 신선하고 독특한 음식, 그리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삶이란 더할 나위 없는 편안한 휴식이지 않을까. ‘리틀 포레스트’는 이 모든 걸 충족하는 싱그러운 영화다.
김태리 역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행복했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촬영할 때는 힘들었는데, 다 끝나고 지나고 보니 그만큼 즐거웠던 현장이 없는 것 같다. 행복이라는 말이 쉽게 나왔다. 만들어진 영화를 보니 조금 더 감회가 새롭다”라며 “‘리틀 포레스트’는 저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참여하고 볼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 기분 좋다. 또 좋은 배우들, 감독님과 합을 맞췄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넓게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제 생각에는 지금 시대에 너무 필요한 정신이지 않을까 싶다. 그게 참 의미가 있는
또 김태리는 “기분 좋은 영화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될 거라고 확신하는 마음도 있다. 판타지처럼 보일 수 있는 지점을 너무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하지 않고, 그 상태로 두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대리만족의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