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김보름(25)은 은메달을 따고도 기뻐하지 않았다.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잠시 주먹을 불끈 쥐었으나 이내 다시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즉각 태극기를 쥐고서 관중들을 향해 펄럭였다.
김보름은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일본의 다카키 나나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종성적은 은메달. 한 때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이긴 했으나 최근에는 부상 등으로 페이스가 떨어져 우려를 자아냈음에도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금메달은 당초부터 김보름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 다카키에게 돌아갔다. 마지막에 펼쳐진 두 선수의 레이스는 이날 경기의 백미 중 하나였다.
↑ 김보름(사진)이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따낸 뒤 관중들에게 큰 절 인사를 했다. 사진=AFPBBNews=News1 |
긴급기자회견 등을 이어갔지만 떠나간 여론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서 매스스타트를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 됐으나 김보름은 출전했다. 그리고 준결승부터 노련한 경기운용을 선보이며 이 종목 강자임을 증명했다. 금메달은 아니었으나 세계정상급 실력임은 확실히 증명했다.
태극기를 손에 쥔 김보름은 관중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빙판 위에서 갑자기 큰 절을 몇 차례 올렸다. 시상대에서도 고개를 떨궜고 손짓을 하지 않았다. 웃지도 않았다. 김보름은 방송인터뷰에서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연신 “죄송하다”만 반복했다. 은메달 수상자에게서 쉽게 찾아볼
은메달을 획득했으나 이번 올림픽 국내 최대 부정적인 이슈를 만든 건 사실. 김보름은 웃지도 않고 큰 절과 사과로 마음을 전했다. 몇 년을 노력하며 얻어낸 성과지만 자신을 내보이지 않았다. 김보름의 마음은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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