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1월 1일이 '설날'로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구정'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양력 1월 1일과 음력 1월 1일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 신정과 구정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신정은 '양력 1월 1일', '양력설을 구정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로 해설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구정은 '음력설을 신정(新正)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신정, 구정 모두 바른 표현이긴 한 것이다.
신정, 구정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전통명절은 음력설 하나 뿐이었다. 고종 시기였던 1896년 태양력이 수용됐지만 전통명절은 설날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은 우리나라 명절 풍습을 박해했고 일본 명절을 강요했다. 일본에서는 1800년대 후반 메이지천황 시절부터 음력설이 양력설로 대체됐다. 우리 민족에게도 양력설을 강요하면서 1년에 새해를 두 번 맞게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일제는 자신들의 시간 체계에 맞는 양력설을 새롭고 진취적이라는 의미에서 신정으로 부르고, 피식민지인인 한국인들이 쇠는 음력설은 오래돼 폐지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구정으로 불렀다.
구정이란 단어는 해방 이후에도 공식적으로 계속 사용돼왔다. 하지만 1985년 음력설은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공휴일로 처음 지정됐고 1989년 공식적으로 '설날'이란 명칭을 되찾았다.
하지만 구정이라는 단어는 빠르게 쇠퇴하는 것은 비단 이 단어가 일제의 잔재이기
국립국어원도 "음력으로 한 해의 첫날을 일컫는 말로, 낡은 것이라는 인상을 주기 쉬운 '구정'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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