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두교서 발표…'무역·이민·북한'
민주당은 추방위기 청년 이민자 초청해 맞불
민주당 여성 의원들 '미투운동' 동참 위해 검은 의상 입기로
용접공, 'MS-13' 갱단 피해 유족, 피격 경찰, 이라크전 상이용사…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30일 첫 국정연설 발표에 함께할 백악관 초대 인사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10여 명의 '특별손님' 가운데 지난해 12월 시행된 감세정책의 수혜자, 코리 애덤스의 이름을 가장 먼저 호명했습니다. 보수 진영은 감세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입법 성과로 꼽습니다.
애덤스는 오하이오 주 데이턴에 사는 숙련 용접공으로, 결혼 후 지난해 처음으로 집을 소유하게 됐고, 감세에 따른 여유 자금으로 두 딸의 교육비 통장을 개설했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감세정책으로 사업이 호황을 맞았다는 사업가 2명도 참석자 명단에 포함시켰습니다.
또 트럼프 정부가 사실상 전쟁을 선포한 갱단인 'MS-13'에 의해 살해된 소녀들의 부모와 MS-13 멤버 100여명을 체포하는 수사 성과를 거둔 이민세관단속국(USICE) 소속 특별수사관이 초대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공식 석상에서 MS-13의 잔혹성과 이들과 불법 이민과의 연관성을 거론하며 소탕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초대 인사에 MS-13 피해 유가족 등을 포함한 것은 소탕 의지를 재차 강조하려는 의도로 관측됩니다.
오피오이드 남용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피오이드 중독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를 입양한 라이언 홀츠 경관 부부도 초대했습니다. 뉴멕시코주에서 근무하는 홀츠 경관은 두차례나 근무 중 총상을 입은 열혈 경찰입니다. 또 최근 순찰 중 알게 된 오피오이드 중독 부부로부터 아이를 입양했습니다.
이밖에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로 텍사스주가 물에 잠겼을 때 구조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자원봉사단체 '케이준 네이비' 대원과 캘리포니아 산불 사태 때 어린이 2명을 구조한 남성 등도 초대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 옆에 앉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습니다.
이처럼 대통령이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의제와 성과를 보여주는 인사를 국정연설에 초대하는 것은 백악관의 오랜 관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의회 연설이던 지난해 2월 상·하원 합동연설 당시에도 불법체류자에게 피살된 경찰의 부인 등을 초대했으며, 연설 도중 이들을 일일이 소개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초대 인사 명단을 소개하며 "이들 모두는 깨지지 않는 미국 정신을 상징하고, 우리나라에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과 반대로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책을 보여주는 인사들로 초청 명단을 채웠습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스테니 호이어 하원총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정책으로 추방위기에 내몰린 청년 이민자 십여명을 초청했습니다. 대부분이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대상자입니다.
존 루이스(조지아), 얼 블루메노이어(오리건), 프레데리카 윌슨(플로리다)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연설에 불참하는 것으로 현 정권에 대한 항의 의사를 표시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여성 의원 상당수는 국정연설에 검정색 의상을 입고 참여함으로써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내기로 했습니다.
최근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성추문이 불거지며 성폭력 고발 및 저항 캠페인인 미투 운동이 의회 내부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로이스 프랭클(민주·플로리다)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검은색 의상 착용은 트럼프와는 관계가 없다"며 "농촌부터 의회까지 불어닥친 미투 운동에 대한 연대와 모든 근무환경에서의 성추행을 끝내기 위해 노동자의 편에 서겠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연두교서는 미국 대통령이 매년 1월 의회에 제출하는 신년도 시정방침을 말합니다.
매년 1월
내정, 외교에 기본방침을 밝히고 정책에 대한 입법 제안을 담은 문서로, 미국대통령이 의회에 보내는 권고사안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연두교서 발표는 공화당이 모두 장악하고 있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