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12월 29일 FA 박정진(42)과 2년 계약을 맺었다. 다른 FA 정근우(36), 안영명(34)과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재계약에 무게를 둔 한화가 둘에게 꺼낸 카드 또한 ‘2년’이다.
셋 다 베테랑이다. 30대 중반을 넘었다. 베테랑의 계약기간은 다른 FA보다 짧을 수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 4년 계약자는 강민호(33·삼성), 김현수(30·LG), 민병헌(31), 손아섭(30·이상 롯데), 황재균(31·kt), 정의윤(32·SK) 등 6명이다. 모두 30대 초반이다.
30대 중반 이후 FA 중에서는 4년 계약이 없다. 그나마 2+1년의 김주찬(37·KIA)이 가장 긴 편이다. 최대 3년이나 옵션 조항이 포함돼 있다.
↑ 한화 이글스와 FA 협상 중인 안영명(왼쪽)과 정근우(오른쪽). 사진=김재현 기자 |
한화는 올해 말 이용규(33), 권혁(35) 등 내부 FA가 있다. 앞으로 더 이상 3년 이상의 장기 계약과 거리가 먼 것일까.
최근 막대한 자금을 들여 어느 팀보다 FA 계약이 많았던 한화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FA 계약자만 16명. 이 가운데 4년 계약이 절반이 넘는 9명이다. 2년 계약은 2011년의 신경현(43), 20143의 박정진, 2015년의 조인성(43) 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화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FA 효과 여부에 대한 많은 말이 나왔다. 그 영향이 있는 걸까. 더욱이 FA의 계약기간은 계약규모로 이어진다. 계약기간이 늘수록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부담이 따른다.
선수는 4년 계약을 선호한다.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는 데다 4년 후 FA 자격을 다시 얻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즈니스다. 구단 또한 ‘먹튀’ 등을 우려해 너무 긴 장기 계약을 원치 않는다. 메이저리그 같이 6,7년짜리 초장기 계약 사례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종훈(59) 한화 단장은 “FA의 단기 계약이 가치 하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2016년 12월 해외진출의 꿈을 접고 KIA와 1년 FA 계약을 한 양현종(30)의 경우, 매년 협상 테이블을 갖는다. 양현종은 2년간 총 45억5000만원을 받았다. 남부럽지 않은 대박이다.
한용덕(53)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는 체질 개선을 공언했다. 젊은 선수의 역할이 커졌다. 그렇다고 한화가 30대 중반 이후 FA에게 2년 이하 계약
박 단장은 “베테랑이라고 2년 계약만 원하는 것은 아니다. 구단의 비전과 계획, 선수단의 구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그 상황은 매년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팀 전력에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장기계약도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