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비만이 자녀 비만에 더 큰 영향…TV 시청 습관도 비만 위험 높여
식사속도 빠르면서 부모 모두 비만이면 비만율 43.56%
부모가 모두 뚱뚱한 아이의 경우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비만일 확률이 4.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의 성별에 따라서는 엄마만 비만인 경우가 아빠만 비만일 때보다 자녀 비만율이 1.3배가량 높았습니다.
◇ 부모 모두 뚱뚱하면 자녀 비만율 4.6배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반건강검진(2015~2016)과 6차 영유아건강검진(연도별로 54∼60개월) 자료를 바탕으로 영유아 11만2천879명과 부모의 비만 여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비만한 자녀의 비만율은 14.44%에 달했습니다.
이는 부모가 모두 비만이 아닌 아이의 비만율 3.16%보다 4.6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영유아 비만은 질병관리본부의 영유아 성장곡선을 기준으로 연령별 체질량지수(BMI)가 상위 95% 이상 또는 25㎏/㎡ 이상인 경우를 칭합니다. 부모는 BMI가 18.5㎏/㎡ 이하 저체중, 25~29.9㎏/㎡이면 비만, 30㎏/㎡ 이상인 경우 고도비만으로 분류했습니다.
부모의 성별에 따라서는 엄마만 비만한 경우의 자녀 비만율이 8.32%로 아빠만 비만한 경우의 6.63%보다 약 1.3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 김연용 공단 빅데이터운영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은 "주로 엄마가 자녀의 식사를 챙기기 때문에 엄마의 비만이 자녀의 비만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모가 고도비만일 때에도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부모 모두 고도비만인 경우 자녀의 비만율은 26.33%에 달했다. 부모 모두 고도 비만이 아닌 경우 자녀의 비만율은 5.26%입니다.
부모 모두 저체중인 경우 자녀의 비만율은 0%로 사실상 뚱뚱한 아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부모 모두 저체중이 아닐 경우 자녀의 비만율은 6.5%입니다.
지역별로 부모 비만에 따른 자녀 비만을 분석해보면, 부모가 모두 비만할 때 자녀의 비만율은 제주특별자치도(19.26%), 전라남도(17.51%), 대구광역시‧광주광역시(16.89%) 순으로 높았습니다.
부모가 모두 비만할 때 자녀의 비만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대전광역시(11.05%), 전라북도(12.74%), 서울특별시(12.89%) 순이었습니다.
◇ 부모 모두 뚱뚱하고 밥 빨리 먹는 아이 비만율 43.56%
부모 모두 비만한 아이의 경우 밥도 빨리 먹는 등 식사습관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일 TV 시청시간도 길었습니다.
자녀의 식사속도가 빠르다고 응답한 비율은 부모 모두 비만할 때가 5.96%로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닌 경우의 3.42%보다 높았습니다.
자녀가 하루에 2시간 이상 TV를 시청한다는 응답은 엄마만 뚱뚱할 때가 35.19%로 가장 많았습니다.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닌 경우(26.38%)보다 약 1.3배 높은 수준입니다.
부모의 비만 여부와 아이의 영양 관련 습관을 함께 분석한 결과, 부모 모두 뚱뚱하고 밥을 빨리 먹는 아이의 비만율은 43.56%로 집계됐습니다. 식사속도가 빠르지 않고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닌 아이의 비만율 2.7%에 비하면 약 16배 높은 수준입니다.
부모 모두 뚱뚱하고 하루에 2시간 이상 TV를 보는 아이의 비만율은 16.8%였습니다.
반면 하루에 TV를 2시간 이상 보지 않고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닌 아이의 비만율은 2.81%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공단은 이번 분석 결과가 부모 비만과 자녀 비만의 상관관계를 보여준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식습관이나 TV 시청시간이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문창진 공단 비만대책위원회 위원장(차의과학대학교 교수)은 "부모와 자녀 비만의 상관관계는 생물학적 요인에서 비롯된 부분도 있겠으나 식습관이나 TV 시청시간 등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부모의 생활습관과 보육방식이 영유아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별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