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은 향후 반도체 수요가 공급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고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이유로 들며 이 같은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 의견이 '과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선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에 따른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하루 5% 이상 주가가 빠진 이후 삼성전자는 대부분 3개월 만에 주가를 회복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작년 말까지 7년간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5% 이상 빠진 것은 모두 일곱 번이다. 2011년 8월 18일 5.7% 하락했으나 이후 10거래일 만에 하락 직전 주가로 상승 반전했다. 같은 해 11월 10일에도 급락했다가 2거래일 만에 회복하는 저력을 보였다.
2012년 8월과 2016년 9월에도 7% 하락하는 '삼성전자 쇼크'가 나왔지만 회복하는 데 각각 12거래일, 3거래일이 걸렸다. 일곱 번 중 여섯 번이 주가 회복에 3개월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모건스탠리발 '쇼크'다. 지난 26일 모건스탠리가 "메모리 반도체 경기(사이클)가 곧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내려버렸다. 27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대비 5.08% 하락하며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28일 국내 증권사들이 모건스탠리 의견에 즉각 반박하면서 주가가 1.2%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모건스탠리의 투자 의견에 새로운 게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올랐고 반도체 정점이 가까워졌다는 의견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것이다. 또 D램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서 글로벌 1위 D램 업체의 목표주가를 깎는 것은 모순된다는 것이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최근 글로벌 3위 D램 업체 마이크론에 대해서는 목표주가를 39달러에서 5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는 PC나 스마트폰에 두루 쓰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D램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고,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를 보존한다는 특징이 서로 다르다. 삼성전자는 두 반도체 모두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과도하게 올리고 뜬금없이 내리는 것은 그동안 모두 외국계 증권사에서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불확실한 전망보다는 삼성전자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내년 D램과 낸드의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27조원, 17조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보다 이익이 각각 25%, 39%나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온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환율 추이를 감안하더라도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3조6000억여 원으로 올해 대비 17%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며 전체 실적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실적 추정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산업 혁명 관련 수요가 급증해반도체 공급이 오히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실제 작년에 올해 반도체 시황을 전망할 때도 국내외 증권사들이 한목소리로 '공급과잉'을 외쳤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라는 분석으로 내년에도 회의론보다는 긍정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어 서버용 D램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의 정점에 있는 자율주행차가 10년 안에 자리를 잡는다는 것을 가정하면 정확한 수요예측은 어려워도 (우상향하는) 방향성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업체들은 최근 고용량 반도체 수요에 맞출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삼
[문일호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