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서울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2,500선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코스피가 장중 2500선까지 돌파했다. 상반기 2300을 넘어섰을 때만 해도 이미 시장에서는 오를 만큼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8월 북한 도발이 본격화됐을 때는 주식시장이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득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은 다수의 예상과는 다르게 다시 한 번 상승 궤도에 진입했다. 그만큼 추가 상승 여부를 판단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상투 잡는 것이 무서워 상반기 달리는 말에 올라타지 못했던 투자자들은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질 시기다. 가격이 오른 만큼 조정 가능성이 더 높아진 건지, 대세 상승론을 믿고 베팅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로 다가온 3분기 국내 상장사들의 어닝 시즌과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선임은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변수로 지목된다.
3분기 호실적 전망은 대부분 현 주가에 반영됐지만 주요 IT기업 실적이 전망치와 얼마나 차이를 보일 것인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 IT기업 실적이 전망치를 얼마나 웃도느냐가 전 세계적인 수급(공급과 수요)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이어졌던 LCD 패널은 최근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가격 하락 우려에 직면했다. 실제로 상반기까지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보였던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에 외국인 집중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반도체는 올 상반기부터 슈퍼사이클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아직까지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오는 26일 잠정실적 발표 예정인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이 전망을 웃돌수록 반도체 경기 하락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마진이 너무 높다는 점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D램 공급이 갑자기 늘어나기 어렵고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없어 내년에도 호실적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전망치를 제시한 234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48조7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33조6563억원에 비해 44.9% 급증할 전망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43조~44조원 수준으로 예상됐던 3분기 전망치가 10% 이상 증가한 셈이다. 특히 시장에서 우려하는 '삼성전자 쏠림'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4%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선임 이슈도 챙겨야 할 변수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차기 연준 의장을 선임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제롬 파월 연준 이사, 존 테일러 교수, 게리 콘 백악관 국가 경제위원회 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서상영 키움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