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CCTV도 목격자도 없는 바다 한가운데에 폐기름을 몰래 버리고 간 선박을 어떻게 잡을 수 있까요?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 같은데, 대부분 잡힌다고 합니다.
기름에도 사람처럼 지문이 있다고 하네요.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바다에 기름이 둥둥 떠다닙니다.
무려 300여 미터나 펼쳐진 기름띠.
하지만, 기름을 유출한 선박은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당시 이 부두를 다녀간 선박 32척이 용의선상에 올랐습니다.
▶ 인터뷰(☎) : 당시 출동한 해경
- "외국으로 나간 배는 일단 보류하고 위치가 파악되는 선박들은 타 (경찰)서에 협조 요청해서 (기름) 시료를 다 떴습니다."
유일한 단서는 바다에 유출된 기름이 벙커C유라는 것.
해경은 각각의 용의 선박에서 채취한 기름에서 포화탄화수소를 추출해 성분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그런 뒤 유출된 기름과 비교했더니 똑같은 패턴을 그리는 그래프가 나타납니다.」
사람의 지문처럼 기름에도 지문이 있는데, 이른바 '유지문'을 분석해 뺑소니 선박을 찾아낸 겁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같은 곳에서 같은 종류의 기름을 넣었더라도 배 안에 남아 있는 기름과 섞이고 연소과정을 거치면서 선박마다 기름 성분이 다 달라지는 겁니다."
지난달 19일 1,900리터에 가까운 폐유를 부산 앞바다에 버리고 도망간 예인선도 사흘 만에 찾아냈습니다.
▶ 인터뷰 : 황선주 / 남해해양경찰청 예방지도계장
- "선박의 사용 패턴에 따라
기름 유출 뺑소니 검거율은 80% 수준, 올해도 남해안에서 발생한 4건 중 3건이 기름 지문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