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임명동의안 부결…우원식 원내대표 리더십 '타격'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리더십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111일째 끌어오던 임명동의안을 어렵사리 상정했지만, '표 단속'에 실패하면서 결국 헌재소장 첫 임명동의안 부결이라는 오점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부결 직후 국회 안팎에서는 우 원내대표의 사퇴설이 '찌라시(미확인 정보지)' 형태로 급격히 퍼졌고, 우 원내대표가 실제로 내부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주위의 만류로 사퇴 언급은 '없던 일'이 됐지만, 당 안팎에서는 언제든 책임론과 함께 거취 문제가 다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우 원내대표로서는 표 단속 실패가 이번이 두 번째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7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표결이 정족수 미달 사태로 통과가 지연된 바 있습니다.
당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자유한국당이 협조하기로 약속했다'며 정족수를 쉽게 넘길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막상 한국당 의원들이 '약속'과 달리 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재석의원 수가 146명에 그치자 속수무책으로 한국당 의원들의 복귀만 바라봐야 했습니다.
공항에서 출국을 준비하던 의원들을 국회로 긴급 호출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추경안을 통과시키긴 했지만, 원내대표단의 표 계산 실패에 대한 비난이 당 안팎에서 쏟아졌고, 결국 우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사과 서한을 보내는 등 수습에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그 이후 50여 일이 지났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여전히 원내지도부가 안일한 태도를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 관계자는 "원내지도부가 국민의당에서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믿고 너무 안심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한국당만 믿고 있다가 당하더니, 이번에는 국민의당만 믿고 있다가 당한 셈이 됐다. 표결에 자신이 없었다면 일단 보류를 시키고 국민의당을 더 설득했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원내 핵심 관계자는 "부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부적으로는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최소한 20표를 가져오면서 150표 이상의 찬성이 나올 것으로 봤다"며 "완전히 '멘붕(멘탈붕괴)'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우 원내대표 역시 충격을 받은 듯 "지금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일단 원내지도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의당 책임론을 내세워 집중 공세를 펴면서 전열 정비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후 정기국회에서 우 원내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날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전략 부재에 대한 성토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심지어 재신임 문제까지 언급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정기국회가 한창인 상황
당의 한 의원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당 원내대표로서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 계속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우 원내대표가 이를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직접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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