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강도가 들었을 때, 몰래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자동신고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있어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넉 달 새 두 번이나 강도가 든 편의점까지 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평범한 골목길에 자리 잡은 편의점.
이곳엔 최근 넉 달새 두 번이나 강도가 들었습니다.
전화의 수화기를 들으면 5초 뒤 경찰서로 바로 신고가 접수되는 자동신고 시스템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가장 큰 문제는 사용상의 불편입니다. 눈앞에 강도나 절도범이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화기를 드는 것 자체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7년 경찰청이 도입한 '한달음시스템'인데, 현장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겁니다.
▶ 인터뷰(☎) : 편의점 운영자
- "그렇죠. 전화기를 바닥에 내려놓는 거지 발로 (차려고요.). (전화기가) 손 높이에서는 보이죠."
이 때문에 2013년, 버튼만누르면 바로 신고가 들어가는 새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설치비 2만 5천 원에 매달 4천500원의 통신료를 내야해 편의점주들이 꺼리고 있습니다.
인천시내 편의점 1천478곳 중 이같은 신형 자동신고시스템을 설치한 곳은 133곳으로 10%도 안 됩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업주들께서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더라고요. (경찰이 권유해도) '알았다.'고 하시고 안 하시고…."
자동신고시스템이 편의점주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해마다 3백여 건씩 발생하는 편의점 강력범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