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노사 간 의견 대립으로 올해도 법정기한 내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역시 2일 가슴을 졸이며 협상 경과에 촉각을 세웠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폭에 따라 정부의 일자리 정책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섣부르게 언급을 할 경우 대통령 직속기구가 협상에 개입한다는 반발을 부를 수 있어 일자리위원회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발언을 최대한 삼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자리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혹시 모를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원활한 협상을 위해 노사 양측을 대상으로 '달래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2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 협상과 관련해 "최저임금위원회가 논의하는 동안은 일자리위원회를 비롯한 다른 곳에서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위원장은 "만일 발언을 했다가 한쪽에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해석된다면 반대편에서 상당히 불쾌하게 느낄 수 있다. 오히려 협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처럼 비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부위원장은 인상안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조용히 협상을 지켜볼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이 부위원장은 노동계와 사측 모두에 '배려와 양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만일 이번 협상 결과 손해를 입는 일이 생긴다면 일자리위원회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선 기업 측에 대해서는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임금이 올라가면 사용주들이 손해를 보는 것은 맞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대책을 일자리위원회에서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 중에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한 좋은 정책들이 많다"며 "현재 범정부 차원에서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위원장은 노동계를 향해서도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달 26일에는 YTN라디오에 나와 "지금은 노동계가 총파업을 할 때가 아니다. 대통령을 도울 때"라고 쓴소리를 했지만,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총파업이 큰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돼 다행이다. 절제력을 발휘해준 민주노총 관계자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처럼 노사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 우리가 꿈꾸는 노동존중의 사회도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이 부위원장의 발언은 최저임금 문제로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면 문재인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만일 기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증가를 이유로 신규 고용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거나, 노동계가 '최저임금의 1만원 즉각인상'안을 굽히지 않으면서 강경투쟁 기조를 이어간다면 정부의 일자리 정책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
일자리위원회로서는 노사 양측을 잘 달래가면서 최저임금 협상으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입장인 셈입니다.
일자리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안이 결정된 후에는 공공부문 및 기업들을 개별 접촉하면서 현장의 의견을 수렴, 구체적인 일자리 정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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