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착실히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퓨처스팀(2군)의 보금자리인 김해 상동구장에는 사직행을 꿈꾸는 신예들로 가득하다. 195cm의 훤칠한 키에 곱상한 외모의 청년도 롯데의 1군 홈인 사직구장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윤성빈(18). 올해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우완투수다. 프로야구 각 구단이 벌써 내년도 1차지명 신인을 발표하는 시기이지만, 올해 입단한 윤성빈의 소식은 조용한 편이다. 윤성빈은 지난해 1차 신인지명발표의 뜨거운 감자였다.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팀에서 활약한 그는 올해 입단 신인 중 최대어로 꼽혔다. 최고 154km의 강속구 투수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윤성빈은 고민 끝에 오랫동안 꿈꿔온 롯데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는 윤성빈. 미래의 거인은 이제 기지개를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가장 고민은 체중을 늘리는 일이다. 윤성빈은 “고교시절보다 2~3kg정도 더 늘어 지금 97kg정도 되는데 100kg까지는 더 늘려야 한다. 그런데 잘 안 된다”며 멋쩍게 웃었다. 궁극적으로 그는 자신과 체격조건이 비슷한 일본 닛폰햄 파이터스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3)처럼 강속구를 앞세운 선발투수가 되는 게 목표다. 윤성빈은 “(오타니와) 비슷하다는 말도 많이 듣고, 빠른 공을 던지는 모습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상동 숙소에서 생활하는 윤성빈은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트레이너와 1대1로 코어 운동 등 몸을 만들기도 하고, 투구폼을 조정하기도 한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매일 같은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지루한 일상이지만 그는 “이제는 적응됐다”며 씩씩하게 말했다. 윤성빈은 마음도 가다듬고 있었다. 같은 또래들이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면서 빨리 1군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 하다. 하지만 윤성빈은 “확실히 몸을 만들어서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1군에 올라가면 (이)정후와 꼭 붙고 싶다. 고교시절에도 한 번도 만나지 못해서 갈증이 있다”며 올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친구 이정후
사직구장 마운드에서 강속구를 뿌리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도 윤성빈의 주요 일과 중 하나다. 윤성빈은 “매일 사직에서 팬들한테 환호받는 상상을 한다.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지만 절대 무리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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