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레븐건설 엄석오 회장은?
엄 회장은 1991년 일레븐건설을 건립하기 전까지 20여 년간 양우당이라는 출판사를 운영했다. 1980년대 세계사상전집, 세계문학전집 등을 내며 대형 출판사로 명성을 떨친 회사다.
일레븐건설은 어음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되도록 손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유엔사 용지 입찰에서 일레븐건설은 입찰금액의 5%인 보증금(577억원)을 먼저 낸 후 매매대금의 10%까지 합쳐 1052억원을 계약금으로 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유망한 사업장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운영해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는 남의 돈을 쓰지 않는 엄석오 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땅끝마을'로 통하는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엄 회장은 20세 무렵 서울로 올라와 전집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책을 팔아 번 돈으로 양우당을 창업해 1980년대 대형 출판사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그는 건설과 부동산개발업에서 미래를 봤다. 1991년에는 동진주택으로 출발했지만 같은 해 일레븐건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후 주로 경기도 용인 지역에서 주택사업 시행·시공을 맡았다. 1999년 신봉동자이 상현동 금호베스트빌에 이어 2004년 서울 강동역SK허브, 2008년 성복힐스테이트 성복자이 등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대형 개발사로 성장했다. 건설사(시공사)로서의 브랜드로는 아파트 '파크사이드'와 오피스텔 '유니큐브'를 시장에 낸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엄 회장의 고향인 전남 해남군에서 '해남 파크사이드 2차'를 분양하기도 했다.
서울 유엔사 용지 입찰에 앞서 용인시와 함께 용인 처인구 일대에서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2.5배 정도인 땅(7.2㎢)에 주거·호텔·쇼핑·업무 시설 등 미니 복합신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