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범' 구치소 목격담 화제…"피해자 부모에 왜 미안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인천 초등생 살인범' 구치소 목격담 화제…"피해자 부모에 왜 미안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10대 소녀와 함께 구치소 수감 생활을 했다는 시민이 이 소녀의 당시 언행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천 구치소에서 가해자 소녀와 한 달 반 동안 함께 수감 생활을 했다는 이 시민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이슈 청원'에 '인천 초등생 A(8)양 살인 사건 주범에 관하여 탄원 동참. 꼭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습니다.

수감 생활 도중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이 시민은 가해자인 고교 자퇴생 B(17)양이 구치소에서 보인 언행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 사건에 대해 마땅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글을 그대로 자필로 써서 재판부에 탄원 편지를 보내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는 B양이 '정신병을 인정받으면 7∼10년밖에 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변호사에게서 들었다'면서 콧노래를 흥얼댔다며 피해자 부모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나도 힘든데 피해자 부모에게 왜 미안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고 썼습니다.

17살이라고 하기에는 성인 못지않게 행동하며 생각도 남다른 것 같았다며 '정신병이 있다고 보기에는 지극히 정상적이며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치료감호소에서 정신 감정을 받고 돌아온 B양이 자신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자폐가 있다고 주장했고, 그의 부모들은 아스퍼거 증후군에 관한 책들을 계속 (구치소에) 넣어줬다고도 했습니다.

이 글에는 23일 오후 4시 30분 현재 누리꾼 2만3천여 명이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탄원 서명을 남겼습니다.

이달 19일에는 피해자 A양의 부모가 가해자와 공범을 엄벌해 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수만 명의 누리꾼이 온라인 헌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A양의 어머니는 이 글에서 '그저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주고 힘이 돼 주던 아이를 잃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초등학생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7)양은 23일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범 B(19)양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B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했고 그런 지시를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A양은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재수생 B양 앞 증인석에서 "시신 일부도 B양이 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A양은 "B양이 지시한 살해 행위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며 "옳지 않은 일인 것을 알았지만, B양 지시를 거절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달 15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기소된 B양은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B양의 변호인은 "아스퍼거 증후군 등 정신병이 발현돼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B양은 올해 3월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A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범행 당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재수생 C(19·구속기소)양에게 훼손된 A양의 시신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B양으로부터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한 C양도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했습니다.

B양의 다음 재판은 7월 4일 열릴 예정이며 C양의 재판은 이날 인천지법에서 열렸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